"오바마의 신뢰받는 조언자 될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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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과거 대권을 놓고 치열하게 싸웠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으로 활동 중인 힐러리 클린턴의 평점은 얼마나 될까.
시사 주간 타임은 7일 최신호에서 9개월간 미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으로 활동해온 클린턴 국무장관을 표지기사로 다루면서 그 성적을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했다.
타임은 클린턴 장관이
파키스탄과
이스라엘 방문 과정에서 보여준 주요 발언과 행태를 예로 들며 진단을 시도했다.
우선 지난 10월 말 이스라엘 방문에서 클린턴은 유대인 정착촌 건설문제와 관련해 이스라엘이 전례 없이 자제했다며 '용감하게' 편을 드는 발언을 했다가 팔레스타인과 아랍국가들의 반발을 초래하는 미숙함을 보였다. '튀기보다는 천편일률적인 발언이 오히려 늘 득이 된다'는 외교의 기본수칙 하나를 어긴 셈이다.
지난 40여 년간 미 국무장관들에게 중동정책은 언제나 성과를 내기 어려운 난제 중의 하나였다. 특히 국무장관직은 과거처럼 화려한 조명을 받던 시절은 가고, 갈수록 보람이 없는 자리로 전락하고 있으며, 권한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나 국방부에 밀리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헨리 키신저,
조지 슐츠,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등 몇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무장관이 좌절을 맛보며 퇴장했다.
물론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 다음으로 세계에서 인기있는 미국인이며,
퍼스트레이디와 상원의원을 지낸 화려한 경력에 뛰어난 탤런트적 재능까지 겸해 '걸어다니는 표제인물'로 불릴 정도로 조명을 받는 명사인 만큼 그의 국무장관직 수행은 여러모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적 라이벌에 대한 담대한 포용 차원에서 클린턴을 국무장관으로 기용해 우리 안에 가두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클린턴이 오바마 정부의 정책이나 자신의 역할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지뢰밭'으로 돌변할 소지도 충분히 있다.
클린턴은 일단 국제전략을 수립해본 경험이 없고, 협상가로서의 능력은 이스라엘 방문 시의 실수를 볼 때 '과외교습'이 필요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예단은 이른 상황이다.
하지만 국무부에 비전을 제시했고, 카터 행정부 당시 에드먼드 머스키 장관 이후 정치인 출신 첫 국무장관이며, 전임 장관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국제적 명사인데다 미국의 대외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귀중한 자산을 갖춘 장점이 있다. 한마디로 미국을 대표하는 가장 강력한 외교관이 될 잠재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클린턴은 물론 국내에서는 너무 조용하고, 해외에서는 약간 무모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다가 실수를 한다. 하지만 파키스탄 방문에서 그는
이슬람 사원을 방문, 기도를 함으로써 파키스탄 내 이슬람 중도세력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한편으로 파키스탄 정부를 향해서는 "
알 카에다를 왜 못 잡느냐"고 힐책하며 나름대로 독자적이면서도 솔직한 외교면모를 과시했다.
클린턴은 또 상원 군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군과의 관계를 잘 유지해 왔고,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군 사령관이나 잭 키언 전 육군대장을 통해 국방문제에 대한 조언을 듣는 등 국방부와의 관계도 매끄럽게 관리해 왔다.
문제는 백악관과의 관계. 특히 아프가니스탄 문제에서 북한문제에 이르기까지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들이 전반적으로 성과를 못 내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 추가 파병문제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는 등 경험 미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하차해 일각의 소문처럼 뉴욕 주지사에 도전하는 등 정계로 복귀할 조짐보다는 역사에 남는 국무장관이 되려는 목표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해외무대와 마찬가지로 국내무대에서도 똑같은 권한을 확보하는 게 선결과제이다. 일요일에 방영되는 대외정책에 관한 토크쇼에 7명의 관리가 각기 출연하고, 클린턴은 7명 중 한 명에 불과한 상황으로는 목표달성이 요원하다.
한마디로 클린턴 장관의 성공은 미국 대표 외교관 수준을 넘어 보다 노련한 협상가가 되고,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핵심 참모로 발전할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있다고 타임은 강조했다.
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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