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취임 1돌..회견없이 국무위원과 한밤까지 토론

2009. 2. 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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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 대통령 "비판 수용하되 일희일비 안할것"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하고, 다양한 여론을 경청하되 일희일비하거나 좌고우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 첫돌을 맞은 이 대통령은 청와대 확대비서관 회의에서 취임 1년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은 소중한 한 해였고, 정말 열심히 일했지만 실수도 있었고, 시행착오도 있었다"며 "중요한 것은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 1년에 묶여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5년 국정 운영의 결과로 평가받는 것"이라며 "지난 1년을 교훈 삼아 심기일전의 자세로 일하자"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저녁 6시부터 국무위원들과 함께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 시스템 1년에 대한 평가'를 주제로 밤늦도록 난상토론을 벌였다. 청와대는 앞으로 한 달에 한 차례씩 국무회의를 저녁에 열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현안을 자유롭게 논의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가에 마지막으로 봉사한다는 자세로 위기극복에 임해 달라"며 "이순신 장군의 말처럼 '사즉생 생즉사의 각오가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와 관련해 "올해는 더 상황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차이가 있다"며 "지난해는 예측하지 못한 채 위기를 맞았지만 올해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으므로 자신감 있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국민소통과 관련해 "논리적 설득 못지 않게 국민의 감성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 건전한 비판세력은 보다 적극적으로 끌어 안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당·정·청 협조체제 및 정책추진과 관련해 "당과 정부는 국민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통일된 내용을 발표해야 하며, 설익은 정책 발표도 지양해야 한다", "공무원들이 혼을 가져야 한다. '영혼 없는 공무원'이란 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각오를 다지는 의미에서 취임식 때 했던 옥색 넥타이를 맸다.

이날 대통령 취임 첫돌 때마다 열렸던 기자회견은 열리지 않았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대통령이 취임 첫돌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관 대변인은 "(순방 등 여러 사정 때문에) 일단 연기했다"며 "취임 1주년이라고 간담회, 기자회견 하는 것은 외국에는 전례가 있는 게 아니다. 결과로서 평가받는 게 중요하다는 게 기본 취지"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회견을 생략한 또다른 이유로 "라디오 연설을 통해 격주로 국민들에게 직접 말하고 있고, 지난달 신년 연설(1월2일)도 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취임 첫돌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것은 썩 좋지 않은 '국정 성적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이 대통령은 올해 들어 연두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 라디오 연설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 아닌 '일방향 소통'이라는 한계가 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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