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대변인 '커밍 아웃'
ㆍ"민감사안 많아 익명… 앞으론 실명 쓰겠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16일 '커밍 아웃'을 선언했다. 가급적 '이동관' 이름 석 자를 앞세워 브리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청와대 기사에 '핵심 관계자' 등 얼굴 없는 취재원이 지나치게 자주 등장한다는 비판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실명 브리핑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이 대변인은 그동안 언론 브리핑을 하면서 대체로 '익명'을 전제로 했다. 이른바 '청와대 핵심 관계자'였다. 이 때문에 그는 정치권이나 출입기자들 사이에 '이핵심'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대변인이 '뒤늦게' 양지로 나오려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국정운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음에 따라 익명 브리핑 수요가 줄어들었다는 게 대변인실 설명이다. 여기에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박병원 경제수석,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이 수시로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청와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마당에 대통령의 '입'인 이 대변인이 '관계자'로 남아 있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이 대변인이 그간 '성명 불상'을 고수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새 정부 초반, 인사를 비롯해 주요 정책 발표 등이 많았고, 이 대변인으로선 언론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배경 설명을 하는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해야 했는데 민감한 사안이 많다 보니 '익명의 그늘'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청와대 대변인실 관계자는 "촛불 정국에서 내각 경질설이 나왔을 때 이 대변인이 '누구는 바뀌고, 누구는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교체 대상자는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말했다.
<최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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