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터진 한 아줌마의 울음

2008. 5. 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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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기자][기능직 공무원 등 70여명 대기발령 통보]

지난 1일 오후 3시께 청와대 기자실에 한 중년여성의 울음소리가 퍼졌다. '뽀글머리'에 주름진 이마. 수더분한 얼굴은 걸레질을 하던 투박한 손바닥에 가려 있었다. "그동안 감사했다"는 한마디는 제대로 끝을 맺지 못했다. 그는 그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직장' 문을 나섰다.

청와대는 이날 각 부서별로 70여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들은 주로 청소, 운전, 식당 업무 등을 맡았던 기능직 68명과 6~9급 행정요원 10여명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과학기술부와 교육부를 과학기술교육부로 통합한 것처럼 청와대를 '슬림화'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청와대 기능직 공무원 179명 중 111명에 대해 인사발령을 하면서 나머지 68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해고가 아니라 타 부처에서 온 공무원을 원하는 부처로 돌려보내는 것"이라며 "이들은 모두 공무원 신분이 유지되며 이들로부터 각각 5개 정도의 희망 근무부처를 받아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이르면 5월중 추후 근무를 알선키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타 부처에서도 '슬림화'를 이유로 이들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고 할 경우 대기발령이 해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일반직 지방공무원 정원 1만명 이상을 감축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단체 조직개편 지침'을 확정, 각 지자체에 시행을 권고했다.

이를 두고 작은 정부를 표방해온 이명박 정부가 실질적인 인력 감축을 단행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의 한 기능직 공무원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위직 등 특정분야 인력이 우선 타킷이 된 것 아니겠냐"고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또다른 관계자는 "비서관, 행정관 등은 이미 감축운용계획에 따라 조정된 상태"라며 "이번에 기능직을 마지막으로 조정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기발령과 별도로 참여정부 시절부터 근무하고 있던 기능직 외에 새 정부 들어 12명의 기능직 직원들이 신규채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인사가 형평성을 잃었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기능직마저 '자기 사람 앉히기'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근로자의 날 수상자 초청 오찬에서 "우리 정부는 약자계층, 도움이 필요한 계층을 위해 일할 것"이라며 "젊은 사람, 나이든 사람, 여성, 장애인에게도 가능하면 맞는 일자리를 줘 사회적 약자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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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기자 ur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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