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前대통령 귀향 한달..김해시민 '연착륙'

입력 2008. 3. 23. 06:11 수정 2008. 3. 2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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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이 24일로 고향에 돌아온 지 한달을 맞는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 지하 1층, 지상 1층, 건축연면적 1천277㎡ 규모의 사저를 짓고 지난달 25일 귀향한 노 전 대통령은 점차 평범한 김해시민이자 봉하마을 주민으로 '연착륙'하는 모습이다.

◇ `관광자원화' 가능성 = 노 전 대통령의 귀향 이후 봉하마을은 관광명소로 변해가고 있다는 게 지역주민들의 설명이다.

평일에는 2천~3천명, 주말에는 6천-1만명 정도의 방문객이 노 전 대통령의 사저와 생가를 보기 위해 찾고 있다.

방문객들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귀향한 대통령이 시민의 모습으로 어떻게 변했나를 궁금해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귀향 이후 첫날밤을 보낸 지난달 26일 넥타이를 매지 않은 와이셔츠와 바지에 발가락 양말이 보이는 슬리퍼 차림으로 방문객들에게 인사하는 등 소탈한 행보를 하고 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의 사저에는 매일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대통령님 나와주세요"라고 외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관광객이 몰려들자 김해시는 봉하마을에 주차장과 화장실, 식수대 등 편의시설 설치와 문화관광해설사, 청소 인원, 질서유지요원 등을 늘리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 `환경.농촌문제'에 관심 = 노 전 대통령은 귀향 이후 하루에도 수차례씩 방문객과 만남을 이어나가면서 환경과 농촌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부모 및 장인 묘소 참배, 모교인 개성고(옛 부산상고) 총동창회 행사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29일 김해시민으로 전입신고를 마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에는 화포천 일대에서 수백명의 방문객과 단체 산책에 나서며 화포천 정비에 관심을 표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지난 6일에는 화포천 일대에서 장화를 신고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함께 쓰레기 줍기 활동에 나선데 이어, 12일에도 마을주민과 뒷산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특히 18일에는 봉하마을 숲가꾸기를 위해 조림이 훌륭한 것으로 알려진 진주시 집현면의 한 농장을 견학했으며, 20일에는 낙동강 개선을 위한 지역 환경단체인 '맑은 물 사랑 사람들'의 고문을 맡기로 했다.

◇ '사람사는 세상' 매개로 세상소통 = 노 전 대통령의 귀향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공식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http://www.knowhow.or.kr)'도 방문객이 늘고 있다.

귀향 이후 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에서 각료 또는 참모를 지낸 인사들의 방문을 받거나 봉하마을 종합복지회관 준공식, 지역 원로와 자신의 귀향 환영행사를 준비해준 주민들과의 오찬 등 '오프라인' 활동과 함께 홈페이지를 활용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홈페이지에 '안녕하세요? 노무현입니다'라는 제목의 첫 글을 올린 이후 모두 4번에 걸쳐 편지 형식의 글을 올렸고 최근에는 '함께 생각해봅시다'라는 코너를 신설해 시민주권운동 등을 주제로 한 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시민주권 운동, '386'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히면서 네티즌들의 토론을 유도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 지역주민 `긍정적 평가' = 노 전 대통령의 귀향 활동에 대해 봉하마을을 비롯한 김해지역 주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귀향한 노 전 대통령으로 인해 김수로왕릉과 대성동고분군 등 김해시의 주요한 관광자원이 덩달아 빛을 보고 있고 전국적으로 김해시에 대한 인지도도 향상됐기 때문이다.

김해시는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한 지난달 25일 이후 지난 9일까지 관광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김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대성동고분박물관.한림민속박물관.한옥체험관.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등 문화시설의 관광객이 41~168%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의 현실정치 개입 가능성을 경계하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이와 관련, 총선에 출마하는 통합민주당의 일부 후보자들은 "노 전 대통령이 이제는 정치를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은 귀향과 함께 현실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번 공언했기 때문에 앞으로 환경과 농촌문제에 관심을 갖고 여러가지 일을 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노 전 대통령은 귀향 이후 대외 활동을 통해 현실 정치와 관련된 언급을 한 적이 없었으며 주된 관심사도 '돌아오는 살기좋은 농촌'이며 이를 위해 할 일이 있으면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관은 "지금까지 노 전 대통령은 '시민 노무현'으로 정착하고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었고 앞으로도 지역발전에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실 것"이라며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홈페이지 개편과 연구소 설립 등도 귀향활동 중의 하나로 구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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