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 위기에도.. 靑, 깜짝카드 안 꺼낼 듯

최문선 2016. 7. 18.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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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몽골서 오늘 귀국

사드ㆍ與 분열 등 난맥상 불구

대규모 개각ㆍ남북회담 추진 등

국면전환 ‘묘수’ 사용 안 할 듯

인사 검증으로 국정공백 우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정부청사 앞 칭기스칸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차이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과 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대화하고 있다. 울란바토르=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내놓은 처방은 ‘정면 돌파’였다. 박 대통령은 정국의 흐름을 바꾸고 여론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묘수를 쓰는 것에 늘 거부 반응을 보였다. 4박5일의 몽골 방문 일정을 마치고 18일 귀국하는 박 대통령은 국정 현안들이 돌출한 이번에도 깜짝 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갈등과 정권 후반기 공직기강 해이, 새누리당의 분열 등 난국에도 파격적인 대규모 개각이나 남북 정상회담 추진 등 정치공학적인 수를 낼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참모들은 17일 전했다. 뚜벅뚜벅 국정운영을 하면서 소통과 설득의 정치를 강화하는 것이 정치ㆍ경제ㆍ외교의 3중 위기를 만난 박 대통령의 해법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임기가 1년7개월 남은 박 대통령에게 시간도, 힘도 충분히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몽골로 출국한 지난 1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면서 “사드 정쟁을 멈춰 달라”고 촉구하고, 15일 황교안 국무총리를 경북 성주로 내려 보냈지만 먹히지 않았다. 황 총리가 성주에서 감금되면서 오히려 정부의 허약한 위기 갈등 능력만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16일 몽골에서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한다”고 다시 한 번 호소했다. 박 대통령이 이틀 사이에 두 번이나 대국민 메시지를 낸 것은 사드 갈등을 그 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황 총리가 날계란을 맞는 장면이 상징하는 극심한 국론 분열로 ‘국가 안보 강화’라는 사드 배치 명분이 희석된 데다, 정권의 마지막 보루인 대구ㆍ경북(TK) 민심이 등 돌릴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성주 방문이나 대국민 담화 등 정치권 일부에서 거론되는 깜짝 해법에는 무게를 크게 싣지 않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여론 의식 행보가 오히려 논란을 키울 수 있다”며 “사드 배치 찬성 여론이 우세한 만큼, 시간을 두고 국민들의 이성적 판단을 기다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는 정부 인사들을 내세워 사드가 안전하다고 성주 주민들을 차분하게 설득하고, 여야 정치권에도 사드 배치와 국가 안보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는 선에서 일단 수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ㆍ돼지” 발언과, 134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진경준 검사장의 구속은 정권 후반기 공직기강이 무너지고 있다는 징후다. 또 새누리당 새 지도부를 뽑는 8월 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가 대표 주자를 내지 못하는 것은 여권의 권력 원심력이 그 만큼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에 박 대통령이 이달 말이나 8월 초 중폭 이상의 개각 등 인적 쇄신을 하거나,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말에 어김 없이 사용하려 한 남북 정상회담 카드를 만지작거릴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 일부에서 나왔다.

하지만 개각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여권 관계자는 “국면 전환을 위해 사람을 바꾸는 것은 박 대통령의 스타일이 아니고, 대규모 개각이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자질 논란으로 번져 연말까지 검증 정국이 계속되면 오히려 국정 공백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인사는 “북한의 비핵화 등 실질적 변화가 없는 한 어떤 형태의 남북 대화도 없다는 박 대통령의 생각이 확고하다”며 “박 대통령은 7,8월에 창조경제 현장을 점검하며 일상적 국정운영에 집중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울란바토르=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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