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쿄신문 朴대통령-아베, 남녀관계로 묘사 논란

2015. 1. 1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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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드라마, 뒤틀린 관계' 만평.. '양국 갈등상황 답답함' 표현

[동아일보]

일본 도쿄신문이 12일 조간에 실은 만평.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남녀관계로 묘사했다.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한일 관계 발언에 대해 일본 신문이 하나도 변한 게 없어 답답하다는 내용을 담은 3컷짜리 만평을 실었다. 이 만평은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남녀 관계로 묘사하는 내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도쿄신문은 이날 박 대통령 얼굴을 한 여인이 두 손을 모아 쥐고 화난 표정으로 "당신이 바뀌지 않으면 현재 (관계) 그대로예요"라고 외치자 다음 컷에서 남자의 거대한 팔이 깜짝 놀라는 여인의 얼굴 옆을 지나가는 장면을 실었다. 마지막 컷은 아베 총리 얼굴을 한 남자가 팔을 여인 얼굴 옆에 둔 채 두 눈을 감고 "하∼"하고 한숨을 푹 쉬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마지막 컷의 여인의 표정은 그런 남자의 얼굴을 보며 거의 질려 있는 모습이다. 만평 옆에는 세로로 길게 '한류 드라마 뒤틀린 관계'라는 제목까지 붙어 있다. 만평을 보는 누구든지 아베 총리가 박 대통령의 완고한 원칙론에 지쳤다는 뉘앙스로 읽을 듯하다.

이 만평은 마지막 장면 남자 얼굴 옆에 쓰인 '아베돈(安倍ドン)'이란 설명으로 추정컨대 현재 일본 만화에서 유행 중인 '가베돈'을 풍자해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가베'는 벽(壁)의 일본식 훈독이고 '돈(ドン)'은 물건이 벽에 부딪칠 때 나는 둔탁한 소리다. '가베돈'은 일본에서 남자가 여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여자를 벽으로 몰고 간 뒤 팔로 탕하고 벽을 치면서 바짝 다가서는 애정 표현 방식이다. 평소 한국에 호의적이기로 유명한 도쿄신문이 이런 만평을 실은 것에 대해 관계자들은 "일본 내 지한파들조차 꽉 막힌 한일 관계에 답답증을 토로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이제는 한국이 일본에 좀 더 유연한 자세를 가질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평소 일본 정부를 향해 과거사 문제나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하는 칼럼과 사설을 많이 실어왔다. 만평이 실린 날에도 한일 관계 개선을 바라며 '반일과 혐한 끝내지 않으면 (안 된다)'이라는 제목의 대형 사설을 게재했다. 이 신문은 도쿄 등 수도권 지역에서 발행되며 신문부수 인증기관인 일본 ABC 조사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약 52만 부를 발행했다. 요미우리신문(937만 부), 아사히신문(702만 부) 등에 크게 뒤지지만 모기업인 주니치신문사가 각 지역에서 발행하는 신문과 주요 기사를 공유하고 있어 영향력이 작지 않다.

한편 13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은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각 문제에 대해 우리로서는 최대한 노력해 왔다"고 말해 한일 관계에서 쉽사리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박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본 측의 자세 전환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 "정상회담은 전제 조건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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