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문창극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하나님의 뜻" 망언

2014. 6. 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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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KBS, 2011년 교회 강연 동영상 방영…친일파 논리 그대로

"남북 분단도 하나님 뜻"…"게으른 게 우리 민족의 DNA"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2011년 한 교회에서 일제의 식민지 지배와 남북 분단이 한민족의 게으름을 고치기 위한 하나님의 뜻으로 이뤄진 역사라는 취지로 강연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 후보자의 이런 역사인식과 종교관에 비춰 볼 때, 과연 국민의 뜻을 모으고 행정을 총괄 지휘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방송>(KBS)은 11일 '9시 뉴스'를 통해 문 후보자가 2011~2012년 사이 서울지역의 여러 교회와 단체에서 강연한 장면들을 단독 방영했다. 이 동영상을 보면, 문 후보자는 2011년 용산의 한 교회에서 "하나님께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 아까 말했듯이 하나님의 뜻이 있는 거야. '너희들은 이조 500년 허송세월 보낸 민족이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우리 민족의 민족성을 바꾸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설명한 것이다.

그는 이어 "(하나님이) 남북 분단을 만들어 주셨어. 저는 지금 와서 보면 그것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우리 체질로 봤을 때 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우리는 공산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남북 분단을 설명했다. 민족 분단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과정에서 벌어진 이데올로기적 갈등과 열강의 각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종교적인 이유로 설명한 것이다.

그는 민족성의 문제도 한 이유로 들었다. 그는 2011년 6월 강연에서도 "조선 민족의 상징은 아까 말씀드렸지만 게으른 거야.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거, 이게 우리 민족의 디엔에이(DNA)로 남아 있었던 거야"라며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불가피했다는 일본 극우와 친일파들의 논리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일제강점기 친일파들의 '민족개조론'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여기에 기독교적인 종교 색채를 더해 역사적 불가피성을 강조해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읽힌다.

문 후보자는 또 2012년 6월 강연에서는 대표적인 친일파로 분류되는 윤치호의 행적에 대해서도 "이 사람(윤치호)은 끝까지 (기독교) 믿음을 배반하진 않았아요. 비록 친일은 했지마는 나중에 기독교를 끝까지 가지고서 죽은 사람"이라고 옹호했다. 그는 또 윤치호에 대해 "이 사람 영어로 일기를 쓰는 사람이에요. 19세기에. 우리는 모두 죽어야 해"라고 말해 농담조이긴 했지만 노골적인 영어 숭배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2012년의 또다른 강연에서도 한국 정부가 역사적으로 이승민 정부의 양민 학살로 인정한 제주4·3항쟁에 대해 "제주도에서 4·3 폭동사태라는 게 있어 가지고 공산주의자들이 거기(제주도)서 반란을 일으켰어요"라고 극우보수파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발언의 의미를 묻는 <한국방송> 기자의 질문에 "여기서 다 얘기할 수는 없고, 청문회에서 다 이야기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서보미 김외현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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