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기자회견을 통해 재구성한 성추행 사건

피용익 2013. 5. 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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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하던 중 성추행을 저지르고 도망치듯 귀국한 사건을 둘러싸고 피해 여성, 청와대, 윤 전 대변인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 발생 전후 그를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과 외신 보도 등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했다.

7일 오전(워싱턴)

윤 전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열리는 공동 기자회견을 위해 청와대 기자단을 인솔해 백악관에 갔다. 그는 대기 시간 동안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파견된 인턴 여직원에게 '클린턴-르윈스키' 사건을 언급하며 "권력은 섹스를 참을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다수의 목격자들이 전했다.

당시 윤 전 대변인과 대화를 한 인턴 여성이 그날 밤 성추행을 당한 여성과 동일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진술이 엇갈린다.

7일 저녁(워싱턴)

윤 전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 후 워싱턴 숙소 인근 호텔 바에서 인턴 여직원과 술을 마셨다. 이 자리에는 운전기사도 동석했다.

이 호텔은 윤 전 대변인과 청와대 기자단이 묵었던 페어팩스 호텔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가량 떨어진 곳이다. 박 대통령의 숙소였던 블레어 하우스에서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사건은 운전기사가 돌아간 후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이날 밤 9시30분께 백악관 주변의 한 호텔에서 윤 전 대변인이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고 워싱턴 경찰에 진술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후 페어팩스 호텔 자신의 방으로 이 여성을 불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의 11일 기자회견에서 "당시 여성 가이드(인턴 여성)이기 때문에 운전기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동석해야겠다고 판단, 함께 있었다"며 "술자리에 운전기사가 동석했는데 어떻게 성추행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나오면서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한 차례 툭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라고 말하고 나온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호텔방으로 여성 인턴을 불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가이드가 다음 날 아침 제 방을 노크해 '여기 왜왔어, 빨리 가'하고 문을 닫았을 뿐"이라며 "제가 있을 때 가이드가 방에 들어온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8일 새벽(워싱턴)

사건 뒤 피해 여성은 워싱턴 경찰에 신고했고 사건이 접수됐다. 사건 발생 시간은 오후 9시30분, 종료 시간은 오후 10시이며.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8일 0시30분이다.

이 여성은 경찰에 신고하기 전 7일인 밤 페어팩스 호텔에 울면서 들어왔으며, 다른 동료 인턴들에게 관련 내용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오전(워싱턴)

윤 전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시간에 혼자서 택시를 타고 인근 덜레스 공항으로 이동했다. 그는 낮 1시30분께 워싱턴 댈러스공항에서 귀국길에 올랐다.

그는 귀국 비행기 티켓을 덜레스공항 발권 창구에서 신용카드로 구입했으며, 좌석은 400여만원에 달하는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변인은 경찰에 성추행 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파악하고선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아내가 사경을 헤맨다"는 이유를 들며 짐도 챙기지 않고 서둘러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남기 홍보수석이 '성희롱은 변명해봐야 납득이 안되니 워싱턴을 떠나라'고 했다"며 "저는 '잘못이 없다.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했지만 이 수석이 상관이므로 비행기표를 예약해놨다기에 작은 짐 하나만을 찾아 공항으로 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9일 새벽 6시(LA)

미주 한인 커뮤니티인 미시USA에는 '이번 박근혜 대통령 워싱턴 방문 중 대변인이 성폭행을 했다고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짧은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대사관 인턴을 성폭행했다"며 "이 피해자는 행사 시간 중 인턴을 했던 교포 여학생"이라고 밝혔다.

9일 오전 11시(LA)

이남기 홍보수석은 방미 기자단의 숙소인 로스앤젤레스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은 윤창중 대변인을 경질하기로 했다. 경질 사유는 윤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경위는 주미 대사관을 통해 파악 중이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투명하게 밝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10일 밤 10시30분(서울)

이남기 홍보수석은 청와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홍보수석으로서 제 소속실 사람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고 죄송스럽다"며 "국민여러분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번 사건의 내용을 파악한 직후 대통령께 보고드렸고, 그 즉시 조치를 취했다는 점과 앞으로 미국 측의 수사에 대해서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대단히 성공적으로 평가받은 이번 방미일정 막판에 이런 일이 발생해서 너무나 안타깝고, 이번 방미를 성원해주셨던 국민 여러분과 동포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11일 오전 10시30분(서울)

윤 전 대변인은 서울 종로구 하림각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과 박근혜 대통령께 용서를 빌며 머리 숙여 깊이 사죄한다"면서도, "여성 가이드의 허리를 한번 툭 쳤을 뿐 성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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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용익 (yonik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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