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3개월 4일 만에 다시 청와대로.. "감회가 새롭고 깊다"
1979년 11월21일 오전 10시30분. 당시 27세의 박근혜 대통령이 검은색 투피스 상복 차림으로 청와대 현관에 섰다. 오랜 청와대 생활을 정리하고 서울 신당동 사저로 이사하는 날이었다. 그는 마지막 일과로 소접견실에 마련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분향소에 향을 피웠다. 곧이어 직원들의 눈물에 젖은 배웅에 목례로 답하고 청와대를 빠져나갔다.
2013년 2월25일, 아버지 영정을 앞세우고 떠났던 '큰영애'가 '대통령'으로 다시 청와대에 들어섰다. 33년 3개월 4일 밤을 밖에서 보내고 두 번째로 청와대를 자신의 집으로 삼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상복이 아닌 금박 장식의 붉은 두루마기 차림으로 금의환향했다. 마중나온 청와대 직원들의 환호와 박수가 뒤따랐다.
업무 시작
박근혜 대통령(가운데)이 25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허태열 비서실장(왼쪽에서 두번째), 박흥렬 경호실장(네번째) 등 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첫 업무를 수행하고 웃음짓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청운·효자동 주민들의 환영 인사를 받으며 "감회가 새롭다. 감회가 깊다"고 청와대 재입성의 소회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아버지의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1963년 12월18일부터 15년 11개월을 청와대에서 살았다. 11~27세로 사춘기와 20대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낸 셈이다. 22세이던 1974년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사망한 이후 5년 동안은 청와대 안주인인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어린 시절 본 청와대를 '마당 넓은 집'으로 표현했다. 청와대 생활에 대해서는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할 금기사항이 빼곡한 날들이었다"고 적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5년은 가족 없이 홀로 청와대의 주인이 된다. 이전에는 청와대 가족실 뒤편 '아이들 방'에 머물렀지만 앞으로는 가족실과 집무실 모두를 사용하게 된다.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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