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입은 朴대통령 33년만에 靑입성.."감회 새롭다"
도심 리무진 카퍼레이드 이어 광화문 광장서 대형 복주머니 개봉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5일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희망 복주머니' 개봉 행사에 참석했다.
낮 1시께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 승용차에서 내린 박 대통령은 화사한 한복 차림이었다. 금색 꽃무늬 장식이 들어간 붉은색 두루마기를 겉에 입었고, 아래쪽으로 파란색 치마가 보였다.
박 대통령은 과거에도 한복을 입은 적이 있다.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앞둔 지난 2007년 2월 미국을 방문하던 중 교민 환영회 행사장에서 한복 차림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종로구 어머니 합창단의 공연과 진도 설북춤 공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화동 2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아들고 행사장으로 올라섰다. 행사장에는 사람 키보다 훨씬 큰 대형 '희망 복주머니'가 설치돼 있었다.
박 대통령은 전통 예술인 4명, 국민대표 3명, 외국인 한옥 지킴이 1명 등 8명의 제막자와 악수를 나눈 뒤 함께 끈을 잡아당기며 대형 복주머니를 열었다.
복주머니 안에는 나무가 한 그루 세워져 있었고 가지마다 300여개의 오방색 복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복주머니 하나하나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행복제안센터에 접수된 국민이 바라는 민원 메시지 가운데 선별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박 대통령은 이 가운데 3개를 따서 안에 있는 종이에 쓰인 내용을 직접 읽고서 실천과 해결 의지를 천명했다.
'소망'의 상징인 복주머니를 박 대통령이 직접 개봉한 것은 대통령의 모토인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면서 앞으로도 국민과 대화창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또 한복을 입고 복주머니에 국민 메시지를 담은 것은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직접 선보이려 했다는 분석이다.
광화문 행사를 마친 뒤 박 대통령은 드디어 청와대로 들어갔다. 1980년 청와대를 떠난 지 33년 만에 '주인'으로 다시 들어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청운효자동 주민들의 환영행사에서 주민대표와 대화를 하면서 "감회가 새롭다. 감회가 깊다"고 33년 만의 청와대 입성 소회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주민들로부터 전나무 묘목이 담긴 화분을 선물로 받았다. 화분의 흙은 지난해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1월27일 대전역 광장 유세에서 전국 17개 시도의 흙을 섞는 합토식에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화분을 주신 것은 통합의 의미"라며 "그 뜻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태극기를 흔드는 주민들을 뒤로하고 청와대 본관으로 향했다. 본관 앞에는 비서실 직원들이 늘어서 박수를 치며 청와대에 입성하는 박 대통령을 환영했다.
꽃다발을 선물로 받은 박 대통령은 본관 앞에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김행 대변인 내정자, 이정현 정무수석 내정자, 이남기 홍보수석 내정자,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내정자 등 새로운 청와대 비서진과 차례로 악수하고서 본관에 첫발을 디뎠다.
박 대통령이 본관에 들어설 때 김 실장 내정자와 박흥렬 경호실장 내정자, 허태열 비서실장 내정자 등 실장급 3명이 뒤를 따랐다.
박 대통령은 곧바로 2층 집무실로 올라가 청와대에서 대통령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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