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석이 민주당에 '잘못 보낸' 문자 내용 '충격'

2012. 3. 1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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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달곤 정무수석, 새누리 공천발표 전날

"이애주·한영실께 인사를" 개입내용 담아

실수로 민주 김유정에 공천축하 메시지

민주선 "친이 김희정에 보내려했던 것"

이달곤(59) 청와대 정무수석이 새누리당 공천 발표 이전에 그 내용을 알고 있는 듯한 정황이 포착됐다. 야당은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김유정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15일 "이달곤 수석이 지난 8일 저녁 새누리당 어느 후보에게 공천을 축하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실수로 저한테 왔다"며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 수석은 이 문자에서 "그간 맘 고생 많았어요. 이애주. 한영실. 홍사중께. 인사를"이라며 "사랑하시는 아기와 많은 대화를!!! ㅇㄷㄱ 올림"이라고 했다. 이애주, 한영실, 홍사종씨는 모두 새누리당 공천위원이며, '홍사중'은 '홍사종'의 오타로 보인다. 'ㅇㄷㄱ'은 이달곤 수석을 뜻한다.

문제는 이 수석이 문자를 보내려 한 상대가 누구냐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아기'를 강조한 것에 비춰 지난 9일 오후 공천이 발표된 김희정 새누리당 후보(부산 연제)를 지목하고 있다. 김 후보는 청와대 대변인을 거친 친이계로, 현재 임신중이다. 이 수석이 애초 김 후보한테 문자메시지를 보내려 했다면, 청와대가 당이 발표하기 하루 전에 미리 공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또 문자메시지 내용으로 미뤄 이 수석이 세 명의 새누리당 공천위원들에게 김 후보가 공천이 되도록 요청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결국 청와대가 당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포착된 셈이다.

야권이 이번 일에 발끈하는 건, 최근 청와대의 기류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토론회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유망한 정치인이다. 우리나라에서 그만한 정치인 몇 사람 없다"고 칭송했다. "유능한 정치인 중 한 사람임을 국민들이 다 안다"고도 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친이-친박계 갈등을 겪어왔고, 최근 친이계 인사들이 대거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또 최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사실상 무소속 출마를 공언했던 공천 탈락 친이계 인사들이 잇달아 불출마를 선언했다. 재집권을 위해 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 사이에 모종의 묵계가 있다고 야권이 의심하는 이유들이다. 정치권에선 '이명박-박근혜 밀월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유정 대변인은 "청와대는 그동안 공천개입설을 일축해왔지만, 선거개입의 보이지 않는 손은 이달곤 정무수석이었다는 것이 명확히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달곤 수석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공천이 끝난 뒤에 차에서 문자를 보내면서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실수했다"며 "김희정 후보한테 보낸 것은 아니다. 누구한테 보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해명했다.

김외현 안창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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