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 역대 대통령은 '퇴임 후 안전 보장' 후보 지원 MB는 박근혜 밀까?

조성관 주간조선 편집위원 2012. 1. 15. 15: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분 독대에서 무슨 얘기가? 지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최대 관심은 여기에 모아져 있다.'20분 독대'란 북한 김정일 사망 직후인 지난해 12월 22일 이명박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 설명회를 가진 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따로 만난 시간을 말한다. 두 사람이 독대를 한 것은 6개월 만이다.20분 독대 내용은 단 한 줄도 신문에 언급된 적이 없다. 두 사람 독대 후 나올 때의 분위기만 전달됐다. 웃으며 나왔다는 식이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20분 독대'에 목을 매고 있는 까닭은 간단하다. 여권의 권력 추는 이미 박근혜 위원장으로 급속히 기울어졌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박 위원장과 어떤 관계 설정을 하고 난관(難關)을 헤쳐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두 사람이 나눈 20분 대화 중 1분 분량만 알아도 신문의 1면 톱이고 방송의 메인 뉴스가 되기 때문이다. 청와대를 출입하는 조선일보 최현묵 기자의 솔직한 이야기다."20분 독대는 총선과 대선에서의 MB와 박 위원장의 관계 설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정무 쪽에서 이와 관련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김효재 정무수석은 박 대표에 관해 ㅂ자(字)도 꺼내지 않는다. 실무자들도 묵묵부답이다. 취재기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위원장과 관계 어떡하나MB는 여당 내 유력한 대권 후보인 박근혜 위원장과 어떤 관계 설정을 할 것인가? 정치권에는 하나의 통설이 있다. 현직 대통령은 퇴임 후 자신을 보호해줄 사람을 후임으로 민다는 것이다.대표적 예가 1997년 대선 당시의 김영삼(YS)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관계다. YS 측은 이회창 후보 측이 정당 행사장에서 '김영삼 인형'을 불태우는 것을 보고 격분해 사실상 이회창 지지를 철회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정설이다. YS가 당시 이인제씨의 탈당과 출마를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않았고, DJ 비자금 수사를 중단시켰다는 것이다. YS는 이후 여러 차례 "내가 지원하지 않았으면 DJ는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이 사례는 임기 말의 현직 대통령이 아무리 힘이 빠져도 집권당 후보의 당선을 방해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은 있다는 대표적인 예다. YS 측이 DJ의 당선을 사실상 방관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는 것보다는 비록 야당이지만 DJ가 되는 게 자신의 '퇴임 후 안전 보장'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DJ와는 1970~1980년대 민주화투쟁을 함께 했고,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들어 DJ가 권력을 잡아도 '전직'이 되는 자신을 해코지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DJ가 좌파 이념을 가졌다는 사실은 YS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자신의 신변 안전 도모가 더 다급했다. YS의 예측은 적어도 '퇴임 후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는 적중했다.5년 후 DJ 측은 노무현 정권 창출을 막후에서 연출했고, 결국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켜 진보 정권 10년의 시대를 열었다. 그 결과 DJ는 현직으로부터 신변 보장을 받았다. 비록 노 대통령이 야당의 대북 불법송금 특검을 받아들여 DJ의 심복인 박지원 전 비서실장이 구속되긴 했어도 말이다. 한나라당과의 관계 설정은?이명박 대통령은 현재 바닥까지 내려간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까? 우선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한나라당 탈당이다. 1997년 김영삼 대통령과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탈당을 했다. 당시 두 대통령은 측근 비리와 친인척 비리로 지지율이 추락했고, 이와 함께 집권당 지지율 역시 동반 추락했다. 두 대통령이 당시 탈당을 선택한 것은 집권당 후보가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주장했기 때문이다.2007년 노무현 대통령은 좀 더 특별한 경우였다.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10%대를 기록하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집단 탈당했다. 대통령만 열린우리당 당적을 갖고 있는 고립무원의 상태가 됐다.지난 1월 1일 모든 매체는 집권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야당(민주통합당)에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야당에 역전된 것은 7년여 만에 처음이다. 당연히 한나라당에서는 MB와의 차별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차별화의 상징적 조치가 현직 대통령의 집권당 탈당이다. 일단 청와대 관계자들은 탈당에 관해서는 펄쩍 뛴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이나 박 위원장 주변에서도 대통령 탈당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다.퇴임하는 대통령은 모두 전직이 되고 나서 현직 대통령으로부터 신변 보장을 원한다. 정권 재창출에 목을 매는 이유다. 하지만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고 해도 '전직'이 반드시 '현직'으로부터 신변 보장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의 관계다. 권위주의 시대인 1987년, 전두환 대통령은 '6·29선언'을 기획·연출해 노태우 민정당 대표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었고,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데 성공했다. 전두환 대통령이 노태우 민정당 대표를 후계자로 정한 이유는 하나다.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믿음이 확고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1988년 13대 총선에서 여소야대 국회가 구성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1988년 말 열린 5공 청문회에서 전직(전두환)은 난타를 당하고 결국 백담사로 유배를 떠나게 된다. 30년 맹우(盟友)도 냉엄한 현실 정치 앞에선 '전직'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아무리 센 권력도 일단 '전직'이 되고 나면 '현직' 앞에서 미약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권력게임 생각할 겨를이 없다임기 말의 현직은 어디까지 대통령 선거에 관여할 수 있나. 1987년 대선과 2002년 대선은 현직이 정권 재창출에 깊숙이 관여한 선거였다. 1987년 대선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노태우 후보에게 선거자금까지 지원했고,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노무현 후보를 음양으로 지원했다.여기서 주목해봐야 할 선거는 1992년 대선이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물태우'로 불리며 최악의 레임덕에 빠져 있었다. 3당 합당으로 탄생한 신한국당에서 김영삼은 후보 자리를 투쟁을 통해 쟁취했다. 김영삼 후보 입장에서는 구태여 '현직'과 차별화할 필요가 없었다. 노태우 대통령은 '차기 권력'과 신변 보장을 놓고 게임을 할 여유가 없었다.이명박 대통령의 입장은 1992년의 노태우 대통령의 처지와 흡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권 일각에서 나온다. 2012년은 1992년 이후 20년 만에 돌아온,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치러진다. 이 부분이 관전 포인트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이 대통령은 앞으로 권력게임을 생각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 이상득을 비롯한 친인척 비리와 측근 비리 문제는 오는 4·11총선에서 야 2당이 과반수를 넘기면 정국 이슈로 크게 불거질 거다. 임기 말의 검찰은 권력이 통제할 수단도 없다. 집권세력에 대한 정치 공세거리는 널려 있다. 막아낼 수단이 없다. 대통령 권력이 너덜너덜해진 상태에서 무슨 박근혜 위원장과 권력게임을 할 수 있겠는가? 박근혜 위원장 입장에서는 애시당초 MB와 모든 게 다르기 때문에 차별화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이 분석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단적인 예로, MB는 지난 1월 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대선과 관련된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통상 대선의 해에 접어든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MB는 대선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MB는 친인척·측근 비리에 대해 사과했다. 조만간 친인척·측근 비리에 대해 더 직접적인 대국민 사과를 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분위기다. 결국 오는 12월 대선에서 MB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 주간조선 바로가기

  • 김일성·김정일이 묻힌 '모란봉'의 풍수지리 봤더니
  • '돈 봉투' 파문 속 해외순방 중인 박희태에게 심경 묻자…

  • KTX 표 파는 직원의 평균 연봉이 '6000만원'

  • "한국이 北에 지원한 쌀, 대부분 군대로 넘어갔다"

  • 美, 암 줄었다… 금연·식습관·운동 캠페인 효과 나타나

  • 예측불허의 '민주 전당대회 투표 결과' 오늘 밝혀진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