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 전화 홀대한 소방관 '전보' 논란
<앵커>
한 도지사가 관할 소방서에 전화해서 '내가 도지사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전화받은 소방관, '용건 말씀하십시오' 했습니다. 그러다가 인사조치 됐습니다.
이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일 낮 12시 반쯤, 경기도 남양주소방서에 119 신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나는 도지사 김문수 입니다. (네 소방섭니다 말씀하십시오.) 나는 도지사 김문수 입니다. (여보세요.)]
근처 노인요양원을 방문한 김 지사가 암환자 응급 이송 체계를 묻겠다며 119로 전화를 건 것입니다.
김 지사는 도지사라고 여러 차례 신분을 밝히지만, 장난전화로 여긴 상황실 근무자는 용건부터 말하라고 답변합니다.
[경기도지사 김문수 입니다. (네 무슨 일 때문에요?) 그 119 우리 남양주 소방서 맞아요? (네 맞습니다.) 이름이 누구요? (무슨일 때문에 전화하신 건데요?)]
소방관은 2분여만에 전화를 끊었고, 김 지사는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지금 전화받는 사람 이름이 누구냐고? (무슨일 때문에 전화하셨는지 먼저 말씀해 주세요.) 도지사가 누구냐고 묻는데 답을 안해.]
전화를 하시는 분은 일반전화로 하셔야지 긴급전화로 얘기하시면 안되죠"
소방관은 2분여만에 전화를 끊었고, 김 지사는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경기도지사 김문수 입니다. 아까 전화받은 사람 관등성명 좀 얘기해 봐요.]
두번째 전화 받은 근무자는 이름을 대고 용건을 물었지만, 김 지사는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무슨일이신데요?) 도지사 입니다. 알겠어요. 끊어요]
3분에 걸친 두 차례 통화에서 김 지사는 8차례나 이름과 신분을 밝혔고, 7차례에 걸쳐 전화받는 소방관의 이름을 물었습니다.
이 일이 있고난 뒤 경기도는 두 소방관을 전보조치했습니다.
119 전화를 받을 때 이름과 직위를 밝히고 신고전화에 성실히 응대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단 이윱니다.
네티즌들은 김 지사가 비상전화인 119로 전화한 것은 상식에 맞냐고 지적했습니다.
김 지사는 해명자료를 통해 소방관들이 전화 응대 복무규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지, 도지사의 전화를 소홀히 응대했기 때문에 인사조치된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이혜미 par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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