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선 '환대' 안에선 '싸늘'..MB평가 극과극 왜?

입력 2011. 11. 2. 10:06 수정 2011. 11. 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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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선 입지전적 인물강력한 추진력·스킨십 외교금융위기 조기극복 등 호평측근 비리·내곡동 사저 논란 등잇단 악재 국내 여론 악화일로지지율 30% 아래로 곤두박질

집권 5년차의 출발선에 다다른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임기 내내 풀지 못한 평행선이 하나 있다.

이 대통령에 대한 해외와 국내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린다는 것이다.

국제 외교가와 해외 언론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평할 때 가장 널리 인용하는 문구는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것이다.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국가 이미지에 이 대통령의 '샐러리맨 신화'가 덧입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외 정상들도 이 대통령이 국제 무대에서 선도적으로 주창해 온 녹색 성장과 개도국 지원 아젠다에 공감하는 한편으로, 금융위기를 조기 극복하고 비(非)선진국으로는 처음으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의 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국제무대에서 주도권을 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교육과 경제분야를 얘기할 때마다 이 대통령과 한국 사례를 빼놓지 않으면서 국제 외교가의 관심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높고 그 성과도 빛난다.

반면 이 대통령에 대한 국내 여론은 온기가 꺼진 지 오래됐다. 역대 최다 표차로 당선된 '경제 대통령'은 올 초까지만 해도 40%를 넘나드는 국정 지지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지지율이 30% 아래로 추락했다.

민생고를 자극하는 고물가와 각종 국책사업 갈등을 비롯해 부산저축은행 사태, 측근 비리 의혹, 내곡동 사저 논란 등 바람 잘 날 없는 시끄러운 정국을 좀처럼 잠재우지 못하는 리더십 부재에 대한 실망감의 표출이다.

여기에다 발표가 될 때마다 뒷말이 무성한 인사와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 대북관계, 모호한 경제정책 기조는 국내 여론을 악화시키는 단골메뉴가 돼버렸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이 같은 명암의 배경에는 양날의 칼로 작용하는 이 대통령 특유의 'CEO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속전속결을 통해 (외교적) 성과를 쟁취할 수 있었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과를 내려다보니 포용과 소통 능력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쏟아지는 찬사…스킨십, 추진력, 비즈니스 마인드=이명박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외교적 성과가 빛난다. 이 대통령은 특유의 스킨십 외교(숱한 전화와 서신, 비공식 양자회담)를 통해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 외교를 G20(주요 20개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작년 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됐을 때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연일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찬사를 보냈다.

아랍에미리트 원전과 유전개발권 등 굵직굵직한 외교적 성과는 이 대통령의 추진력과 비즈니스 마인드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염원이 담긴 평창 동계올림픽도 마치 사업권 수주하듯 치밀한 전략 끝에 유치에 성공했다.

청와대 한 참모는 "대통령을 해외에서 수행하다 보면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대통령은 외국 일정을 소화할 때 시단위가 아니라 분단위, 때에 따라서는 초단위로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래도 CEO시절 해외 출장 경험이 풍부한 터라, 국제 무대에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외국정상들과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 같다"면서 "녹색성장이나 개도권 지원 같은 국제 의제를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간 적이 과거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등돌리는 여론…사회통합과 소통 부재

=국내 정치로 눈길을 돌리면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위기에 봉착했다.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 인사 논란이 채 수그러들기도 전에 한ㆍ미 쇠고기 협상이 불씨가 된 촛불 정국이 이어졌다. 최 소장은 "단기간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다 보니 문제가 생겼고 이 부분이 국민들에게 불통과 조급함으로 비쳐졌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금융위기 조기 극복과 친서민 중도 실용노선으로 민심을 어느정도 수습하는가 했으나, 올 들어 지역갈등 확산과 청와대 내부 악재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국정운영의 문제점이 다시 제기됐고, 결국 10ㆍ26 재보선에서 서울시를 비정당인에게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해외에서는 통했던 강력한 추진력이 국내 정치에서는 오히려 통합과 소통 부재의 일방통행식 정치행태로 비춰진 셈이다.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대통령은 열심히는 하겠지만 민생 문제에 대해 소홀한 점이 있음에도 자화자찬하며 개혁요구에 대해 딴 사람 이야기 하듯 한다"며 "일부에서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내치에서 또 다른 아킬레스 건은 인사다. 이명박 정부는 고소영 논란 이후에도 천성관 김태호 정동기 등 숱한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낙마를 맛봤다. 가장 최근에 임명된 어청수 경호처장 인선에 대해서는 여권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이 대통령은 어 처장 임명을 고집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문책받은 사람을 다시 쓰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며 "인사에 있어 대통령이 문제가 많았던 게 사실이며, 앞으로 그렇게 안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 (비즈니스가 아닌) 국가경영에 있어서는 결과 창출 능력만이 아닌 절차와 과정을 중시하는 정치력, 협상력, 의견수렴, 의사소통 능력 등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국민 전체를 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양춘병 기자@madamr123 >/ y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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