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무관하다"던 부친 학교에서 10년째 이사직

이용욱·박홍두 기자 2011. 10. 1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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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신학원, 감사서류 소각해 무단 폐기 논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48)의 말이 꼬이고 있다.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51)이 제기한 '부친 소유 사학재단의 감사배제 청탁 의혹'을 부인하면서 했던 해명을 뒤집는 몇몇 사실들이 드러난 것이다. 정 전 의원이 추가폭로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선거전이 치열해질수록 나 후보 부친 소유의 사학재단 논란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아버지와 관련된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번 선거는 제 선거고, 서울시장 후보는 나경원"이라는 발언이 쟁점이 되고 있다.

나 후보는 부친이 소유한 홍신학원 이사로 2001년 6월 취임한 뒤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이는 '사학문제는 아버지 문제'라고 했던 나 후보의 해명과 배치된다. 정 전 의원의 방을 찾아갔던 2005년에도 나 후보는 홍신학원의 이사였다. 정 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나 후보가 아버지 학교의 이사로 있으면서 '아버지 학교니까 나한테 얘기하지 마라'고 하는 말은 맞지 않다"고 했다.

나 후보는 또 정 전 의원을 찾아갔던 이유를 "아버지 학교에 전교조 교사가 많았는데, 그쪽에서 문제를 삼아 교육부 감사를 요청했다. '전교조가 문제제기한 것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을 뿐 '빼달라, 말라'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홍신학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들은 감사요구를 하지 않았다. 전교조 조연희 대외협력실장은 19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문제제기를 했던 전교조 교사들은 홍신학원이 아니라 동일학원 소속이었다"고 말했다. 나 후보의 아버지는 당시 동일학원 이사로, 동일학원 이사장과도 가까운 사이였다.

정 전 의원은 언론인터뷰에서 "나 의원이 찾아온 후 확인해보니 '감사대상도 아니다'라고 밝힌 학교는 홍신학원이었고, '전교조 교사들이 문제제기한다'는 학교는 동일학원이었다"면서 "결과적으로 나 의원은 홍신학원과 동일학원 전체를 묶어 사학법 문제와 관련해 나한테 찾아와 부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2005년 당시 홍신학원은 매각협상 중이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비리 여부와 상관없이 감사대상이라는 점이 알려지면 안된다는 차원에서 부탁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 후보가 국회의원 시절 홍신학원 소속 교사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도 논란거리다. 나 후보는 "초선 의원 초반 소액후원금이 일부 있었다는 것만 알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홍신학원 소속 학교의 한 교사는 "이사장이 교장을 오래 했고, 잘 아는 교사들에게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라며 "조직적으로 한 것은 아니고, 도와달라는 정도였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홍신학원이 국회 감사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료를 폐기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00년 10월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 속기록을 보면, 임종석 새천년민주당 의원은 "(사학재단 비리와 관련) 화곡중·고등학교, 화곡여자정보산업고를 갖고 있는 홍신학원만 유일하게 자료를 내지 않았다"면서 "학교 행정실장이 의원실에 와서 얘기한 것은 지난 3월 감사 이후에 장부 일체를 소각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고, 유인종 당시 교육감은 "맞다"고 임 의원의 질의에 동의를 표시했다.

나 후보 측은 "감사가 끝나고 감사서류는 보존의무가 없어 폐기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당시 국회 서면답변에서 "사립학교법에 따라 학교법인은 장부 또는 서류를 항상 비치해야 하고, 공공기관의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동안 보존해야 하지만, 홍신학원은 무단 폐기했다"고 전했다.

< 이용욱·박홍두 기자 woody@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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