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사저가 '아방궁'이면 내곡동 사저는?

입력 2011. 10. 10. 16:50 수정 2011. 10. 11. 16: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 나경원은 "퇴임 후 성주로 살겠다는 것인가"

퇴임 뒤 홍준표 대표 "노 전 대통령처럼 아방궁을 지어서 사는 사람은 없다"

민주당 "시세차익 100억원 이상일 것"…트위터 "경호시설 15배 '쥐금성'" 비판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후에 성주로 살겠다는 것인가? 후보 시절부터 서민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한 노대통령이 퇴임 후 살 집 치고는 규모가 좀 지나치지 않나싶다. 가방 2개만 달랑 들고 대통령궁을 떠난 인도의 칼람 대통령이 떠오른다.우리 국민도 빈손으로 청와대에 들어갔다 빈손으로 청와대를 나오는 그런 대통령이 보고 싶을 것이다." (2007.9.9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뒤 지낼 사저 및 경호시설용 부지로 총 2606㎡(788평)의 땅을 54억원을 주고 사들인 것을 두고 과거 한나라당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를 비판했던 발언들이 다시 입길에 오르고 있다.

 가장 선두에서 '주목'받는 것은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다. 나 후보는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으로서 보수언론이 '봉하마을이 호화 사저로 조성되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하자 즉각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후에 성주로 살겠다는 것인가'라는 논평을 내고 "빈손으로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빈손으로 나오는 대통령이 보고싶다"고 비판했다.

 당시 청와대가 밝힌 봉하마을 사저 부지매입비와 공사비·설계비는 모두 합해 12억원 가량이었다.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는 당시 청와대의 이런 비용에 관한 설명이 나오자 "원래 임야 자리라서 돈이 좀 든다고 하지만 서민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부족한 돈 6억 원은 은행대출로 충당한다고 하는데 부동산값 잡는다고 집 없는 서민들의 은행대출을 막아 놓고 정작 대통령은 6억이나 대출을 받겠다니 과연 가능한 것인지 지켜보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내곡동의 사저용 땅을 구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만 11억2000만원이다. 부지 매입비용이 봉하마을 사저의 공사비·설계비를 합친 것과 비슷한 액수인 셈이다.

 경호시설 비용도 차이는 절대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봉하마을 경호시설은 1788㎡(541평)으로 매입가격은 2억5900만원이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이 조성하고 있는 경호시설 부지 면적은 2143㎡(648평)이고 매입가격은 42억8000만원 상당이다. 경호시설 부지 매입 비용은 16.5배 차이난다.

 한나라당 인사들의 '봉하마을' 사저 비난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뒤에도 이어졌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2008년 원내대표 시절에 국정감사 점검회의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 상도동 집 앞에는 주차할 데도 없다. 노 전 대통령처럼 아방궁을 지어서 사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도 "노 전 대통령의 사저와 뒤편 산을 웰빙숲으로 가꾸는 데 530억원 가까운 혈세를 써 그야말로 '노방궁(노무현 아방궁)'을 만들었다. 서민 생활은 점점 피폐해지는데 그의 주변은 왜 풍요해졌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은 지난 5월 인터넷언론 < 오마이뉴스 > 와의 인터뷰에서 "봉하마을의 웰빙숲 사업은 산림청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산림청이 3년간 웰빙숲가꾸기 사업을 추진해왔고, 그때 봉화산이 선정돼 30억원 규모의 예산이 책정됐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김경수 사무국장은 "화포천 생태가꾸기 사업 추진 역시 환경부에서 추진하던 것으로 사저와는 별다른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 부지 구입과 관련해서는 아들의 이름을 이용한 '차명 매입'이 주요한 의혹으로 떠오르고 있다. 직장생활 3년차에 불과한 아들 이시형(33)씨의 이름으로 6억원의 대출을 끼고 463㎡(140평)의 땅을 사들인 것이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아들 이름으로 복잡한 과정을 거쳐 땅을 매입한 이유에 대해 10일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곡동 부지가, 이명박 대통령이) 아마 땅값이 올라갈 가능성, 개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땅을 가지고 있으면 100억원 이상의 차익이 발생한다는 보도가 있다"며 '시세차익'이 편법 매입의 이유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아들 명의로 살때 취득세·등록세를 다 내는데, 그걸 대통령이 사후에 다시 매입하면 취득세를 또 한 번 물어야 한다"며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청와대가 설득력있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위터에서는 '내곡동'이 아니라 '내곡성'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호화 사저 구입'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BaSS*********은 "노무현대통령 사저를 아방궁이라 했는데... 내곡동 사저는 땅값만 27배라는데... 아방궁의 27배면 그건 성이냐? 앞으로는 내곡동이 아니라 내곡성이라 불러야 하는게냐?"라고 비판했다. 트위터 이용자 @do**도 "노무현 대통령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떠들던 홍준표와 한나라당. 그런데 이명박 사저 경호시설 비용은 노무현 대통령의 15배다. 노무현 대통령에 비해 경호시설만 15배면 아방궁이 아니라 '쥐금성' 쯤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