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의원들 비빔밥 먹고 김 쇼핑(종합)

조성흠 2011. 8. 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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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입국불허에 9시간 동안 버티며 '생떼'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울릉도 방문을 강행하려는 일본 자민당 소속 의원 3명은 1일 김포공항에 도착한뒤, '법치국가인 한국에서 법적 근거도 없이 입국을 막는다'는 등의 궤변을 늘어놓으며 '생떼'에 가까운 행태를 보여 공항 여객과 관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이들은 우리 정부의 입국 불허 방침을 무시하고 9시간 동안 공항에 버티던 중에도 비빔밥을 시켜먹는가 하면 보좌진을 시켜 김을 사가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10분께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중의원의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참의원의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의원은 김포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독도는 일본땅이다. 다만 한일 간의 의견차가 있어 이야기를 할 필요는 있다"고 거침없이 말문을 열었다.

사전에 입국 금지 방침이 공개된 마당에 입국을 강행한 것이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안전하고 자유로운 통행이 보장돼야 할 일본 국민의 대표를 입국 금지하는 것이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맞받아치기도 하는 등 발언의 때와 장소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정부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의 경우 입국을 금할 수 있다'는 출입국관리법을 들어 입국 금지 이유를 설명해도 전혀 듣지 않았다.

신도 의원은 "우리가 테러리스트도 아니고 무슨 근거로 한국 국경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방한 목적을 들어나 보고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한국은 법치국가인데 다른 국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법률의 근거 없이 처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입국 거부로 인해 사생활을 제한 받았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이고 납득 가능한 답변을 받아야겠다고 우기며 이들을 위해 따로 마련된 임시대기실에 머무른 채 일본행 비행기 탑승을 계속해서 거부했다.

결국 설득에 나섰던 석동현 법무부 외국인정책본부장이 "이는 권한 밖의 일인 만큼 외교통상부에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자리를 떠야했다. 이 경우 원칙적으로는 이들을 일반 송환자 대기실로 옮긴 뒤 다음 비행기에 바로 귀국시킬 수 있지만 이들의 신분과 양국 관계 탓에 법무부는 무리한 요구를 단호히 거절하지 못했다.

이들의 경호를 위해 공항 직원과 경찰들이 출동하면서 승객들의 불편도 적지 않았다.

이들이 탄 비행기의 승객들은 의원들이 먼저 기자회견을 하고 대기실로 이동한 뒤에야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으며, 법무부 대기실 앞 복도에 늘어선 공항 직원들과 경찰들로 이후 비행기 승객들도 통행에 상당한 제약을 받았다.

직원들도 이들이 예상된 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대기실에 버티고 있자 퇴근을 미룬 채 교대근무를 해야 했다.

그럼에도 입국을 시도한 지 3시간여만인 오후 2시께 근처 식당에서 비빔밥을 시켜먹는 등 주변의 눈총을 의식하지 않는듯한 행태를 보였다.

이들은 우리 정부로부터 '이날 중 귀국하지 않으면 일반 불법체류자와 함께 수용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받고 9시간 만에서야 출국하면서도 기념품으로 김을 사가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들은 오후 8시10분 비행기 탑승을 앞두고 보좌진을 시켜 먼저 김 한 박스를 사서 비행기에 싣도록 지시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일본 의원 신분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최대한 예우했다"면서도 "예우를 받는 만큼 우리나라 정부와 공항, 여객들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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