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독재 찬양 KBS의 역사쿠데타 멈춰라"

2011. 6. 26. 20: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립운동단체 원로들 토론회, KBS 성토장 방불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독립운동단체 원로들 토론회서 성토친일파 백선엽과 독재자 이승만을 미화할 우려가 있는 특집 방송을 강행하겠다는 KBS에 대해 사월혁명회 등 원로와 언론계, 정치권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월혁명회 등 83개 독립운동 및 현대사 관련단체와 언론단체로 구성된 '친일·독재찬양 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와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실 주최로 20일 국회에서 열린 '공영방송 KBS 이승만 백선엽 찬양방송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장은 KBS 성토장을 방불케했다.

특히 원로들의 분기어린 목소리가 회의장을 메웠다. 올해 일흔을 넘긴 조영건 전 사월혁명연구소장(경남대 명예교수)은 "미완의 사월혁명이었기 때문에 이런 자리를 갖게 돼 착잡하기 그지없다"며 "연변에서는 간도특설대의 만행 등 친일행각에 대해서는 특급 반인륜적 살인적 테러무장집단, 특급 민족범죄자로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KBS가 이곳에 복무한 백선엽을 방송하려는 것은 KBS 스스로의 존립을 생각한다면 자신의 운명을 생각하고, 자숙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전 소장은 특히 이승만에 대해 △분단의 대집행자 △전쟁의 책임자 △친일파 활용 △임시정부와 대한민국에서 모두 쫓겨나 하와이로 도피한 범죄자 △전제주의, 식민주의, 종속주의, 부정부패의 숙주 △양민학살자이자 전쟁을 통한 학살자 △전주이씨의 후손으로 임금이 되고자 한 자 △실체가 아닌 유령과 환산으로 아직도 떠돌고 있는 자 등 10가지의 죄악을 들기도 했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공영방송 KBS 이승만-백선엽 찬양방송,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조영건 박사가 토론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대표적 친일인사를 전쟁영웅으로 미화하는 일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KBS가 이를 강행하려는 것은 심각한 역사의 퇴행이자 역사쿠데타"라고 규정했다. 천 의원은 "강행할 경우 전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이강택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언론종사자 한 사람으로서 시민혁명에 쫓겨난 독재자와 독립운동가 때려잡던 악명높은 친일파 미화 방송을 온몸으로 막지못한 우리들이 온몸으로 사죄한다"며 "이 시대의 공영방송이 극우세력의 결집에 무대를 제공하기 위해 또다시 기억의 정치에 앞장서는 걸 보며 참으로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이날 발제에 이승만에 대해 "1945~48년 많은 한국인들이 독립된 통일정부를 바랐으나 한국 역사를 후퇴하게 만든 장본인으로, 좌파와 김구·여운형 선생을 배제하고 친일파 세력을 등에 업고 단독정부를 수립했다"며 "더구나 4년만에 끝났어야 할 정부가 반공독재로 12년을 끌어가게 했다"고 혹평했다. 그는 "결코 (KBS에 의해) 건국의 아버지로 만들려는 시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청중은 "KBS가 국민의 방송이라면 이런 이승만, 백선엽의 실상을 전 국민에 알리는 것이 본분"이라며 "그런데 건국아버지·전쟁영웅으로 만들려하다니, 국민에 수신료 광고료 거둬 이런 작당을 하고 있는 KBS는, 당장이라도 때려부숴야 할 죄악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친일방송저지 비대위)는 방송이 강행될 경우 김인규사장 퇴진과 수신료 거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