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대학생 무더기연행 "야만적 MB정권"

2011. 5. 2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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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집회 73명 강제연행···"저소득·B학점만 수혜대상? 기만적 정책"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반값등록금을 촉구하는 대학생들이 처음으로 광화문 앞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자 경찰이 70여 명의 학생들을 기습적으로 강제연행한 것으로 밝혀져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낳고 있다.

특히 황우여 한나라당 대표가 최근 '반값등록금 추진' 의사를 밝힌지 얼마 되지 않아 한나라당 정책위원회에서 특정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반값등록금 혜택을 주겠다는 정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학생들의 공분을 낳았다. "반값등록금이라는 건 결국 기만이었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김성식 한나라당 정책위 부의장은 29이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소득 하위 50%에 대한 차등 장학금 지원제도'와 함께 'B학점 이상이 돼야' 국가장학금 수혜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의장은 "증액해야 할 국가장학금 규모는 2조원을 넘지 않는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한해 예산이 310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정도 규모의 국가장학금 확대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값등록금 전면 추진이 아닌 일부 추진으로 '변질'된 것이다.

29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반값등록금 촉구 집회를 열던 학생들이 연행되는 장면. ⓒ트위터사용자 'myung2gi'

이 같은 한나라당의 반값등록금 정책 '변질'은 가뜩이나 청년실업 등으로 끓어오르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이에 따라 애초 한국대학생연합 등의 주최로 29일 오후 2시 서울 마로니에 공원앞에서 예정된 집회를 광화문광장으로 옮겼다. 모두 1000여 명(경찰 추산 300여 명)이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경찰은 집회신고 장소가 아니라는 이유로 집시법 위반이라 주장하며 학생들을 무더기로 연행하기 시작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29일 저녁 "현재 학생들은 양천경찰서에 11명이, 구로서에 11명, 금천서 10명, 동대문서 9명, 종암서 9명, 동작경찰서 11명, 수서경찰서 11명, 종로서 1명 등 모두 73명이 연행됐다"며 "학생들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경찰은 48시간 동안 잡아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시민들은 경찰의 무리한 연행에 항의하고 반값등록금 전면 시행을 촉구하며 이날 저녁 촛불집회를 열었다. 대학생들의 연행소식을 들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날 종로서와 구로서 등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한 뒤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촛불집회 현장에 참가했다. 그는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반값등록금 공약이행과 연행된 학생들 석방 요구하는 대학생들 촛불집회중입니다. 그냥, 오셔서 옆에 계셔주시는 것만으로 이 학생들을 지켜주실 수 있습니다. 대학생딸을 둔 아버지도 오셨네요"라고 전했다.

29일 광화문광장에서 경찰에 둘러싸인 학생들. ⓒ트위터 사용자 myung2gi

이 대표는 "대학생들 틈에 있으면서.. 괜히 아직 중1밖에 안된 아들 생각이 자꾸 납니다"라고 덧붙였다.

안진걸 참여연대 팀장은 "예정된 한대련 행사였으나 반값등록금 정책이 모든 학생들에 적용되는 반값등록금이 아니라 저소득층과 B학점 이상의 학생 등 일부만을 위한 정책으로 밝혀져 한나라당의 등록금정책이 기만임이 확인돼 마로니에에서 광화문으로 집회장소가 바뀐 것"이라며 "더구나 누구나 집회할 수 있어야 할 광화문광장에 모였다는 이유로 평화적인 행사를 열었던 학생 80명을 연행하는 무리수를 뒀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기한 1인시위를 비롯해 향후 반값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라고 강조했다.

트위터상에서도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촉구투쟁을 지지하며 현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닉네임 'amante1025'은 트위터에서 "대학생들이 몇배가 넘는 경찰들 속에 갇혀있었던 세종대왕상 근처에는 폴리스 라인이 쳐졌다"며 "심지어 대학생들의 소리를 들으려는 시민들에게 경찰은 '범죄 현장이라 접근할 수 없다'고 하며 시민들에게 안전한 장소로 피신하라는 방송을 연신 쏟아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9일 저녁 방송된 SBS < 8뉴스 >

29일 방송된 SBS < 8뉴스 >

그는 "이런 정권, 이렇게 국민을 기만하고 대학생을 사지로 모는 이 정권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라며 "한나라당과 이명박정권 아래 대학생은 희망도, 미래도 없습니다. 오로지 강요되는 경쟁속에서, 천정부지의 등록금 속에서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죽어갈 뿐"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우리 대학생들은, 국민들은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어느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내일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더이상 우리의 친구들을 이 포악하고 야만적인 정권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더욱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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