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이전 결정, 지역갈등만 키웠다"

서상준 2011. 5. 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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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상준 기자 = LH(한국토지주택공사)본사 이전 발표 후 예상대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극한대로 치닫고 있다. LH본사 이전을 앞두고 이전 경쟁지로 경합을 벌이던 전북 전주 주민들은 물론 경남 진주 주민들까지 "정부가 지역 갈등만 부추겼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우선 LH 이전지역이 경남 진주로 결정된 가운데 전북도민들은 "정부가 전북 죽이기에 나선 것"이라며 일제히 비난했다.

정부와 여당 또한 '동남권 신공항 건설사업 백지화'로 들끓는 영남권의 성난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정치적 판단 차원에서 LH 본사를 진주로 결정했다는 비난이 역풍으로 맞게 될 공산(公算)이 커졌다.

국토해양부는 13일 LH 본사를 전북과 경남에 분산배치하는 것은 LH의 통합 취지에 비춰볼 때 비효율적이라고 판단, 일괄 이전으로 결론냈다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전북이 요구해 온 (舊 토지공사·주택공사)분산 배치는 2009년 10월 통합한 LH공사를 다시 둘로 나누는 것과 같아 부서간 소통 저하뿐만 아니라, 업무의 효율성까지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며 일괄 이전의 배경을 설명했다.

전북 주민들은 LH본사 이전이 발표되자 "LH 본사를 왜 진주에 일괄 이전 하는가"라며 "지역감정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는 걸 또 한번 느낀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주민들은 이어 "이번 LH 본사 진주 이전 결정은 신공항 백지화로 성난 '경남 민심 달래기'라고 밖에 볼 수없다"고 불만을 이어갔다.

정부는 이날 이전 경쟁에서 탈락한 전북에 당초 경남 진주혁신도시로 예정됐던 국민연금공단을 대신 옮기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공단 이전으로도 부족한 세수는 향후 부처간 협의를 거쳐 보완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그런데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불난 민심에 기름을 붙는 격'으로 오히려 주민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말았다.

전북 전주 주민들은 "경남에는 황금을 두 배로, 전북에는 돌덩어리 던져 주는거냐"며 "차라리 그냥 다 가져가지, 전북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빈껍데기만 안겨놓고 참 감사하다"고 비아냥을 보냈다.

LH본사유치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와 전북도, 전북도의회 또한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전북도민은 정부안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초 정부가 약속했던 분산배치가 관철될 때까지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LH본사 일괄 이전이 결정된 경남 주민들 역시 "LH일괄 이전은 환영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의 전북 재배치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LH 본사가 경남에 오더라도 연금공단이 전북으로 간다면 전체 이전기관 직원의 수가 적어 혁신도시 조성 자체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경남도와 혁신도시가 조성되는 진주시는 "LH 본사가 일괄 이전하더라도 국민연금공단이 전북으로 가게 되면 경남혁신도시 조성 자체가 어렵다"며 "이번 정부안은 경남과 전북 모두의 반발을 사는 방안"이라고 사실상 정부의 결정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연금공단을 내줘야 한다니 LH 일괄 이전을 축하하는 환영사를 규탄사로 바꿔야 할 판"이라며 "위원회 긴급 회의를 소집해 향후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이날 보고한 내용을 토대로 14일 지방이전협의회와 16일 청와대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최종 이전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ss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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