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공사, 마감 단계에 사고 위험 훨씬 높다"

2011. 4. 1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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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1년 4월 18일 (월) 오후 7시 30분■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건설노조 박종국 노동안전국장

▶정관용 > 4대강 사업 공사현장을 점검해봅니다. 올 들어서만 벌써 10명이 공사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어요.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 분석에 따르면, 일반 건설사업보다 4대강 사업 공사현장의 노동자 사망률이 3.7배나 높다, 이런 분석까지 나왔는데요, 전국건설노조 박종국 노동안전국장 연결합니다. 박 국장님?

▷박종국 >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 올해 들어서만 10명이라는 것은 자주 접했는데, 지금까지 모두 합치면 몇 분이나 희생되셨나요?

▷박종국 > 지금까지 저희들이 분석한 계를 보면, 현재 18명이 사망한 걸로 나와있습니다.

▶정관용 > 아, 부상자는 더 많겠지요?

▷박종국 >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의 분석에 동의하시나요? 다른 일반건설사업보다 사망률이 3.7배 높다?

▷박종국 >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 그 정도로 높다? 자, 현장에도 많이 가보셨을 텐데, 사고가 이렇게 많이 나는 이유가 어디 있어요?

▷박종국 > 4대강에서는 빠른 유속에 의한 붕괴사업 및 중대 재해를 일으키는 중장비 사고들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찾아가서 사고 수습도 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그런 감시감독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 시행 초기부터 이미 우려를 많이 했지만은, 1차 공사가 마무리 공사 단계라 더욱 몰아붙이기 공사가 전국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서 크고 작은 재해가 많이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관용 > 그러니까 원인은 딱 한 마디, 몰아붙이기 공사다?

▷박종국 > 예.

▶정관용 > 8시간 근로를 지키는 곳이 전국 154곳 가운데 2곳 밖에 없다면서요?

▷박종국 > 예, 그렇습니다. 지금 정기적인 휴일도 없고. 그래서 과로사로 쓰러져 사망하신 분도 있었고. 또 토목공사다 보니까 장비안전사고가 많은데요, 이분들은 자영업자라고 해서 현장의 안전관리 소홀로 인해서 발생한 재해임에도 불구하고 산재처리도 못하고, 이런 물적, 인적 피해, 이런 이중고에 시달리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정관용 > 아니, 산재처리가 안 돼요?

▷박종국 >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 전부 다 안 되는 겁니까? 아니면 그런 중장비 파트랑 다른 파트랑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겁니까?

▷박종국 > 일반 현장의 노동자들은 산재처리가 되지만, 장비를 운전하는 분들은 개인 차주라고 해가지고 산재처리를 하는 게 어려운 점이 많이 있습니다.

▶정관용 > 그럼 그 분들은 어떻게 해요? 아무 보상도 못 받나요?▷박종국 > 본인이 변호사를 고용해서 법적인 대응을 하거나 이래야 하는데, 갑과 을의 관계에서 이마저도 쉽지가 않지요.

▶정관용 > 그럼 정말 아무 보상을 못 받는 거예요?

▷박종국 > 네, 그렇지요. 차도 할부로 사용해서 구입했는데, 이런 문제가 발생되면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정관용 > 본인의 과실이 아니다, 라고 하는 것을 입증하려면, 본인이, 사망자 유족들이 변호사를 고용해서 법정까지 가봐야 한다?

▷박종국 > 네, 그렇지요.

▶정관용 > 아무런 그런 보상의 기준 같은 게 없다는 얘기로군요?

▷박종국 >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 정말 이중, 삼중고네요.

▷박종국 > 예.

▶정관용 > 현장에서 사고가 이렇게 자꾸 나는데, 아니, 작업속도를 좀 늦춰야 합니다, 휴식시간 좀 더 가집시다, 안전점검 먼저 합시다, 이런 요구를 못 하나요?

▷박종국 > 그 산업안전보건법 19조에 보면 현장의 작업환경개선이나 휴식시간 부여 등 이런 노사 간에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 노동자들이 이런 제도 자체가 있는지도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설령 이런 요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이 비정규직 일용노동자들이고 하니까 이마저도 쉽지가 않지요.

▶정관용 > 예, 그래요. 이런 규정이 있는 것도 모르고 요구해봐야 안 먹힌다?

▷박종국 > 예.

▶정관용 > 이게 지금 전부 다 정부 발주 공사잖아요?

▷박종국 > 그렇습니다.

▶정관용 > 그러면 정부가 나서서 무슨 산업안전 규제 가이드라인 제시, 매뉴얼 제시, 이런 거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박종국 > 그렇습니다. 정부가, 인제 국책사업이다보니까, 각 부처별로 재해예방대책을 세워놓고는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천인데요. 공사는 빨리빨리 하도록 재촉하면서 또 안전하게 하라고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비상식적인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 거지요. 그래서 안전을 위해서는 적정한 안전 인원 유지나 적정 공기보장 등이 따라주어야 되는데, 이런 것은 따라주지 않고 빨리 빨리 하라고 하면서 대신 또 안전하게 하라고 하는 행태가, 모순이 발생되는 거지요.

▶정관용 > 제대로 된 안전지침까지 하달되고 있지는 못하군요?

▷박종국 > 예.

▶정관용 > 전국건설노조 노동안전국장이신데, 사실 우리나라가 건설업 분야에서 굉장히 산업재해가 많았던 나라예요. 그런데 일반 사업장에서는 그래도 많이 줄어들었지 않습니까?

▷박종국 > 예, 조금... 작년에 보면 어느 정도 줄어들고 있는 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건설, 워낙 토목공사가 많이 벌어지고. 일반 건축공사 같은 경우 공사가 지금 굉장히 불경기입니다. 그러니까 재해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이런 다단계 하도급 구조나, 휴일이나 이런 게 보장되지 않는 등 그런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이 되지 않고 있으니까 겉으로 보이는 수치는 줄어든 것 같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관용 > 여전하다?

▷박종국 > 여전히 그런 게 많이 남아있지요.

▶정관용 > 게다가 몰아붙이기 식으로 하는 4대강 사업 현장은 더 심하다?

▷박종국 > 그렇지요. 그래서 정부 스스로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하고 이런 모범을 보여야 되는데, 지금 주5일제가 모든 사업장으로 확산되어 있지만 건설현장만큼은 유독 공기 단축이나 인건비 따먹기 식 그런 공사 관행이 수십년 동안 유지되고 있어서 이런 것들이 전혀 개선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관용 > 공사 현장 가보시면, 지금 주야로, 야간에도 공사하는 곳이 많다면서요? 4대강 사업 현장?

▷박종국 > 예, 재해가 많이 발생될 때는 공사가 초기 때하고 공사가 거의 마감에 임박했을 때, 재해가 주로 많이 발생됩니다. 그때 이제 집중적으로 제 날짜에 공기를 맞춰야 되니까 굉장히 몰아붙이기를 하다보니까 일요일이나 휴일도 없이 계속해서 그렇게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거지요.

▶정관용 > 이대로 가면... 정부는 지금 상반기 중에 보 공사와 같은 주요공사는 다 끝낸다, 이런 계획이잖아요?

▷박종국 > 예.

▶정관용 > 그러면 이대로 가면 앞으로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대단히 큰 것 아닙니까?

▷박종국 > 그렇습니다. 특히 인제 마감공사는 안전관리도 부실하고 그러다보니까 재해가 더 많이 발생되고, 또 2단계 작업에 착수하면 추가적인 이런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생될 걸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 마감공사 할 때는 안전관리가 어려워요?

▷박종국 > 어, 마감공사는 대부분이 공사 예산이 부족하고, 그리고 이제 공기가 항상 늦어지니까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서 굉장히 몰아붙이기 식으로 하지요. 일반적으로.

▶정관용 > 아, 그러니까 돈과 시간이 딱 정해져있는데, 마지막 막바지에 몰리면 그게 한꺼번에 확 드러나는군요?

▷박종국 > 네, 그렇습니다.

▶정관용 > 시간도 부족하다, 돈도 부족하다, 이런 게?

▷박종국 > 예.

▶정관용 > 그래요,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요, 박 국장님?

▷박종국 >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관급 공사는 정부 스스로가 하는 그런 관급 공사는 정부 스스로가 근로기준법을 지키려고 하는 그런 모범적인 공사를 유지시켜야 되는데. 그래야 민간 공사에서도 이걸 따라하고. 그리고 이제 적정한 작업 인원이나 이런 안전 관리 비용, 일정이나 이런 것들이 같이 선행되어야 하고, 현장에서는 여러 가지 불법적인 형태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발생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제도적으로 같이 보완해주면서 해야지 안전 파트만 가지고 계속 그렇게 한다고 해서 될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정관용 > 구조적인 문제부터 함께 풀어야 된다?

▷박종국 >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 다단계 하도급 이런 게 인제 결국은 더 비용을 줄이는 거기 때문에?

▷박종국 > 예.

▶정관용 > 이런 거 정부가 감시감독 안 합니까?

▷박종국 > 한다고 하지만은, 그 많은 현장에 대한 어떤 감시감독의 한계가 있을 거고,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니까, 4대강에서도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이 들어갔지만, 여전히 현장의 노동자들은 악성적인 체불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게 지금 현실입니다.

▶정관용 > 전국건설노조에서는 그런 사례들을 다 수집해보실 수 있지요?

▷박종국 > 예, 계속 수집을 하고 있고요, 언론활동 등을 하고 있지만 워낙 공사 자체가 방대하고, 그러다보니까 저희들도 어느 정도 한계는 분명히 있습니다만, 계속 그걸 관심 있게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관용 > 아무튼 불법, 음성적인 하도급 이런 거야말로 고발해서 정부가 나서서 단속하고 차단하고 처벌하도록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박종국 >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 예, 알겠습니다. 계속 좀 관심 갖고 활동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종국 > 예, 감사합니다.

▶정관용 > 전국건설노조 박종국 노동안전국장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뭐 4대강 그 자체에 대해서 찬반 논란이 많습니다만, 찬성이건 반대이건 간에를 떠나서 사람 목숨 뺏어가면서 하는 공사, 이거, 이제는 하지 말아야지요. 21세기 한국에서 말입니다.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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