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의 힘을 모르나 본데.." 의원들, 수쿠크법 협박전화 몸살

입력 2011. 2. 18. 09:46 수정 2011. 2. 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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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쿠크법을 통과시키면 윤증현(기재부 장관)과 같이 기독교 2적(敵)으로 규정하고 행동으로 빈말이 아니란걸 보여주겠다"

18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나라당의 모 의원이 이같은 내용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기자에게 보여줬다. 그러면서 그는 "요새 이런 협박 문자, 협박 전화로 핸드폰을 들고 다니기가 무서울 정도"라며 "요즘은 그냥 핸드폰을 꺼놓고 산다"고 말했다.

기재위 소속 의원들이 최근 교계의 반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슬람채권(수쿠크)에 면세혜택을 부여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이른바 '수쿠크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연말 국회에서 처리가 한 차례 무산이 된 이 수쿠크법이 2월 들어 기재위에서 다시 재논의될 조짐이 보이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조직적으로 들고 일어서면서 기재위 소속 의원들에 대한 '맨투맨'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이같은 전화ㆍ문자가 단순히 항의 차원을 넘어 거친 언어를 동반한 협방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기재위 소속 다른 의원은 "어느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더니 '국회의원을 더 하고 싶으면 (수쿠크법 처리를) 여기서 그만둬라'고 하고 끊어버렸다"며 "다른 전화에서는 '좋게 말로 할 때 처리고 뭐고, 이 법 상정 자체를 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같은 소속 또 다른 의원은 "동네에 돌아다니면, 교회에 다니시는 아주머니들께서 '당신은 왜 테러집단에 돈을 주려고 하느냐'고 말씀하셔서 난감할 때가 많다"며 "그렇다고 일일이 반박하면 부메랑을 맞을까 걱정이 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재위 소속 의원실에도 하루에 수십통의 전화가 걸려와 의원실 직원들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기독교 단체에서 전화가 와서 '교인의 힘을 모르나본데 국회에서 계속 일하고 싶으면 당장 그만둬라'는 식의 전화가 수시로 걸려온다"며 "의원이 전화를 못받는 경우가 있어, 방(의원실)으로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길자연 한기총 대표 등 교단대표들은 지난 17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를 방문, 수쿠크법 찬성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길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경기 의왕ㆍ과천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안 대표를 향해 "나도 과천에 사는데 (수쿠크법이 통과될 경우) 다음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압박했고, 이에 안 대표는 "무서운 말씀들을 하신다"며 "(교계의 반대) 취지를 해당 상임위에 충분히 전달하고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gil@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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