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지지율 높은데 바닥 민심은 왜 ..

고정애 2011. 2. 8.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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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고정애] 48.7%. 7일 오전 청와대에 전달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다. 격주로 실시하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다. 2주 전엔 52.7%, 그전엔 49%였다. 청와대에선 "52.7%를 기록한 건 해적을 소탕한 아덴만 여명작전 덕분 같다. 평시엔 지지도가 48∼49%대로 안정적 양상"이라고 설명한다.

 청와대 정무수석실 벽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집권 4~5년차 지지율 그래프가 게시돼 있다. 정무수석실 관계자들은 "집권 4년차에 들어가는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로는 '역사 바로 세우기' 추진으로 인기가 높았던 김영삼 전 대통령(YS)을 빼곤 이 대통령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치권의 체감 지지율은 다르다. 민주당은 "설 연휴 때 돌아보니 올 추위만큼이나 매서운 게 민심"이라고 했고,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도 "집권세력에 대한 바닥 민심이 좋다고 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괴리는 왜 생기는 것일까.

 청와대는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심리분석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지난달 결과 보고서를 건네받았다고 한다. '대통령 브랜드 이미지 전략-대통령과 현실 사회인식을 바탕으로 한 이상적 리더에 대한 탐색'이란 긴 이름의 보고서였다.

 보고서는 "현재 국민 다수가 이 대통령을 '그들 리그' '우리 리그'로 나누어지는 사회 속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본다. 그 경영인이 '우리'가 아닌 '그들'을 위해 일한다고 여긴다"고 진단했다는 게 청와대 정무라인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 대통령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은 분열적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을 '국민을 배려하거나 위하는 척하는 리더'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그들은 이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우리 사회를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로 본다고 한다. 반면 이 대통령을 '위기 상황 속에서 지속적 성장과 개발을 위해 애쓰는 리더'로 여기는 이들이 있고, 그들은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바람직한 방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들어 있다고 한다.

 보고서는 또 "현 정부의 국정 어젠다인 '친서민'과 '공정사회'가 이런 양극적 집단의식을 고착시킨다"고 분석했다고 한다. "공정사회를 얘기하면 할수록 실제로는 공정하지 않다는 점이, 친서민을 얘기할수록 서민과 비서민으로 편이 갈리는 문제점이 부각됐다"는 아이러니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고서는 "둘을 아우르는 상위의 어젠다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 요체는 '대통령다운 대통령'이었다고 한다. 물가·구제역 등의 구체적 문제와 관련해 시시콜콜 지시하는 대통령 대신 비전을 제시하고 큰 틀의 정치를 하는 모습의 대통령을 바란다는 것이다. 인재를 다양하게 쓰고 공공의 가치를 국민과 공유하며 적대적인 이들과도 만나 대화하는 대통령을 국민은 바란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보고서엔 이 대통령이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 등을 차례로 만나고 대통령 자신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국민을 통합하는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제안도 담겨 있다고 한다. "국민은 대통령을 더 이상 7급 공무원처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패거리형이거나 그들의 대통령이 아닌 우리의 대통령을 원한다"는 표현도 들어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 보고서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정무라인 관계자들은 "이 대통령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한 대목 등에선 "정답이다"는 반응도 보였다고 한다.

고정애 기자 < ockhamjoongang.co.kr >

국민은 대통령을

① 대통령이라기보다 전문경영인처럼 느껴

② 친서민 얘기할수록 서민과 비서민 편 더 갈려

③ 더 이상 '7급 공무원' 같은 모습 안 보고 싶어

▶고정애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ockham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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