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구 "현빈 최고령입대등 대단해"?

2011. 1. 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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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입에 침마르도록 현빈 칭찬한 공영방송 현주소는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인기리에 종방을 앞두고 있는 SBS 드라마 < 시크릿가든 > 의 남자 주인공 현빈씨가 최고령자로 해병대에 입대한 것을 두고 방송사의 현빈 띄우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MBC는 앵커가 자신의 개인적 경험담과 비교하면서 대단하다고 칭찬하는가 하면, 메인뉴스에서 두 차례나 현빈 자원 입대 소식을 방송했고, SBS는 종방을 앞둔 자사 프로그램 행사 내용마저 리포트했다.

MBC는 16일 저녁 < 뉴스데스크 > '현빈, 최고령 해병'이라는 리포트에서 최일구 앵커가 이례적인 뉴스 소개멘트를 했다. 자신도 해병대 입다하려다 관뒀다는 것이다. 그는 "해병대 입대경쟁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며 "탤런트 현빈 씨는 최고령 지원자"라고 말한 뒤 이렇게 소개했다.

"저도 해병대 지원하려다가 겁나서 그만뒀는데 우리 청년들 대단합니다".

이어 MBC는 "작년 말 29살의 나이로 해병대에 지원해 주위를 놀라게 했던 탤런트 현빈은 병무청이 해병 모집을 시작한 2008년 이후 최고령 지원자로 확인됐다"며 "지난달 24일 20살 청년들과 함께 치른 해병대 체력검정에서 1분 동안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에서 만점에 가까운 29점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 16일 저녁 방송된 MBC 주말 < 뉴스데스크 >

▲ 16일 저녁 방송된 MBC 주말 < 뉴스데스크 >

MBC는 현빈에 대해 "이번 주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을 경우 오는 3월 초 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본명인 김태평으로 입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하면서 해병대 전 모병관의 말을 빌어 "그런 사람들이 있어야 대한민국이 말 그대로 안보가 튼튼해지는 것 아니에요?아주 훌륭한 친구죠"라고 전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하는 칭찬이 아닐 수 없다.

리포트가 끝나자 최일구 앵커는 "현빈 씨 본명이 김태평이군요. 현빈 씨 입대를 계기로 해서 서해상이 무사태평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MBC는 지난 12일에도 메인뉴스 리포트 '현빈, 해병대 자원입대'를 통해 "해병대를 지원하게 된 건 평소에 해병대의 씩씩한 이미지를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소속사측은 전했다"며 어렸을 때부터 육사 경찰대 진학이 꿈일 정도로 남성적 성향이 뚜렷했다는 소속사 관계자 육성을 방송했었다.

MBC는 현빈 외에도 가수 출신 오종혁씨가 해병대 입대를 신청했고, 가수 박효신과 정경호가 현역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으며 2PM 택연은 미국 시민권까지 포기하고 군 입대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 16일 저녁 방송된 MBC < 뉴스데스크 >

▲ 지난 12일 밤 방송된 MBC < 뉴스데스크 >

KBS도 마찬가지다. KBS는 16일 밤 < 뉴스9 > 에서 MBC 뉴스와 동일한 포맷으로 현빈의 최고령 입대, KBS 프로그램에 나와 차력시범을 보이는 모습, 예능 뿐 아니라 운동능력까지 갖췄다는 홍보성 멘트를 리포트로 처리했다. "상위 1% 기록했다" "실제 체력도 출중함 보여준 것"이라는 대목에선 역시 입에 침이 마를 정도이다.

신체 건장한 적령기 남성이 한국사회에서 군대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이렇게까지 연예인의 군입대를 칭찬하는 것은 도를 지나친다는 인상을 피할 수 없다. 연평도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의 안보정서를 자극하기 위해 방송사들이 연예인마저 동원해 입대홍보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SBS는 이날 < 8뉴스 > 에서 현빈과 관련해 자사 드라마 홍보성 리포트를 했다. '드라마 같은 콘서트'라는 뉴스에서 SBS는 < 시크릿가든 > 주제의 콘서트 행사 자체를 2분짜리 리포트로 만들었다.

SBS는 "TV 속 드라마가 눈앞에서 펼쳐집니다. 드라마 주인공이 부르는 노래에 2천여 관중은 빠져들었습니다. 또 다른 주연 오스카 역으로 나온 윤상현의 무대가 이어지며 열기는 더해 졌습니다"라며 "체감온도 영하 22도, 콘서트장엔 공연 1시간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고 보도하는 등 홍보성 멘트 일색이었다.

▲ 16일 저녁 방송된 SBS 주말 < 8뉴스 >

▲ 16일 저녁 방송된 SBS 주말 < 8뉴스 >

SBS는 "국내에서 드라마 OST 콘서트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드라마 인기를 업은 OST 콘서트가 새로운 공연 문화 확대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편 시대가 열리며 공영성 파괴가 우려되고 있지만 정작 공영방송을 이끈 KBS와 MBC와 같은 공공재 전파를 쓰며 두 방송사와 경쟁해온 민영방송 SBS의 현주소는 대한민국 지상파 방송의 미래를 스스로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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