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진 '개신교 대법관' 발언에, 민주 "종교편향 사과하라"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이 최근 법조계 기독교 신자 모임에 참석해 대법관을 기독교 신자로 채워야 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민주당은 15일 "정부의 종교편향적인 인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 중진의원이 국무총리와 대법원장이 참석한 개신교 법조인 모임에서, 대법관을 개신교 신자로 추천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 중진의원이 법조인들이 모인 공식 행사장에서 사법부의 중추인 대법관을 특정 종교인으로 지명하자고 제안한 것은, 이 정부의 종교 편향적인 인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라며 "즉각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여당의 사무총장을 역임한 중진의원이 대법관의 자격에 대해 언급하면서, 대법원장의 인사에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한 것은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고, 이 정부 들어서 무너져 내린 사법부의 권위를 더욱 추락시키는 상징적인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전 원내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종교 편향적인 태도와 사법부 무시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발상과 부적절한 종교편향성에 대해 반성하고 종교를 중립지대로 다시 돌려놓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OBS 경인TV는 황 의원이 지난달 6일 법조계 기독교 신자 모임인 '애중회'의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현재 대법관 중 기독교 신자가 줄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꼭 대법관님 한 분을 모셔서 기도를 부탁해왔는데 그게 어려워지고 있다"며 "대법원장님께 어리광도 부리고 투정을 했다"고 말했다고 14일 보도했다.
황 의원은 또 이용훈 대법원장과 김황식 국무총리 등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던 당시 모임에서 "모든 대법관들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대법관들이 되셨으면 한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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