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 북 포격 전에 2000발 이상 사격 훈련
당일 사격훈련 10~17시 3657발 사격계획···K-9고폭탄등 11종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북한의 연평도 집중포격이 있던 지난 23일 우리 군이 오전부터 오후까지 북한이 자신의 수역이라고 주장하는 연평도 서해상에서 K-9 고폭탄을 포함한 11종의 포 실탄 3657발을 사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포격이 시작된 오후 2시34분까지 실제 2000여 발 넘는 실탄을 사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지난 24일) '북한 연평도 포격 도발'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해병대를 포함한 우리측 군(서북도서 부대)은 23일 오전 10시15분부터 14시34분까지 해상사격훈련 실시중 적군의 포사격으로 중지될 때까지 우리 영해에서의 정례적 사격훈련 일환으로 K-9 고폭탄 등 11종의 포 3657발의 실탄을 사격한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당일 사격훈련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계획돼있었고, 그때까지 사격한 발수이기 때문에, 실제 사격한 실탄은 그 보다 적을 것이라 설명했다. 모두 7시간의 사격시간 동안 3657발을 계획했고, 약 4시간 여 동안 사격을 했다고 볼 때 2100여 발 가까운 실탄사격이 이뤄졌을 것으로 예측된다. 시간당 522발에 이르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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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평부대 K9 자주포 바로 옆에 북한의 포격으로 생긴 흔적들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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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포격을 받은 직후 우리측 군이 응사했던 무기인 K-9 자주포 사격의 경우 오후 1시반부터 2시34분까지 이뤄졌다고 군은 밝혔다.
특히 이날 사격에 동원된 화기는 공용화기들로 이 가운데 가장 성능이 우수한 K-9 자주포를 비롯해 박격포까지 다양한 포 화기들인 것으로 밝혀졌다.이번 사격훈련은 올해 들어 세 번째 실시된 훈련이다.
합참 공보실에 있는 노재천 중령은 "원래 10시부터 7시간 동안 사격훈련이 계획돼 있었고, K-9 자주포를 비롯해 박격포 등의 공용화기로 사격훈련이 실시되던 중 2시34분 적군(북한군)의 기습을 당한 것"이라며 "K-9 자주포의 경우 오후 1시반부터 2시34분까지 이뤄진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훈련이 정례적 사격훈련인지와 관련해 노 중령은 "매달 하게 돼있었는데, 올해 1월 말 북한의 해안포 도발과, 3월 천안함 사태 때문에 정기적 사격훈련 못하다가 지난 7월과 8월에 이어 이번이 올해들이 실시된 세 번째 훈련"이라며 "위치의 경우 백령도 연평도 위의 NLL 기준 서남방 지역에서 해왔고, 우리 자주포병들의 전투기량 유지를 위한 정례적 사격훈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격훈련을 두고 북한군이 통지문을 보내는 등 우리 군이 사전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도 주민 대피 등에 안일한 대처를 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회 국방위 보고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16일 해상사격계획을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의 항행경보(NAVTEX)에 게시했으나 북한은 사건 당일인 23일 아침 8시 20분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우리측에 '북측 영해에 대한 포 사격이 이뤄질 경우 즉각적인 물리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통지문을 발송했다.
국방부는 이를 받은 직후인 오전 9시, 합참 및 작전사, 유관 작전부대에 긴급조치를 운용하고 위기관리태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대피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내용도 없었다.
이를 두고 노재천 중령은 "통상 키리졸브 등 한미 연합훈련을 할 때면 '북침전쟁'이라고 규정하는 내용이 담긴 통지문을 보내오곤 했다"고 말하면서도 '북한의 통지문이 예사롭지 않았던 것은 아니냐'는 지적에는 "나름대로 그 상황에서 위기조치반을 가동하면서 북 동향을 예의주시했었다. 그래서 13분 만에 대응 사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간인 피해 최소화 등 보다 적극적인 사전 대비를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노 중령은 "현재 나타난 결과를 보고 판단할 수도 있겠으나 당시 상황과 내용을 갖고 나름 대응, 판단한 것이고, 답신도 줬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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