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은 지금 '강대국 군사훈련 중'

2010. 7. 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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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에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잇따라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사건이 국제사회의 핫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주변 강대국들 간 세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최근 남북관계가 급격히 악화되고,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열강들의 군사적 시위가 계속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반도 주변의 잇따른 군사훈련=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동중국해 해상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지역은 태안반도 서쪽 해상에서 남쪽으로 700∼800㎞ 떨어진 곳이다. 중국 당국이 연례 훈련의 일환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훈련 장소와 시점을 감안하면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이 서해에서 실시키로 한 공동 대잠훈련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한·미 양국은 한·미 연합훈련을 당초 지난달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달로 연기했다.

러시아도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섰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29일부터 8일까지 태평양함대 사령부와 극동·시베리아 관구 사령부 산하 2만명의 병력과 70대의 전투기, 30대의 전함이 참여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현지 인테르팍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연례적인 훈련이지만 예년보다 병력규모 등이 대폭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일 직접 군함을 타고 훈련을 참관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은 6일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또 최근 북한과 접경지역인 하산 지구에서 북한 붕괴에 대비한 기동훈련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해상자위대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해군 합동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사상 처음으로 참가한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해상자위대는 1980년부터 림팩에에 참가해왔으나 지금까지는 미국과의 공동훈련에만 참여했고, 다른 국가들과의 대규모 합동훈련엔 불참했다. 이번 훈련은 23일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시작됐으며 8월 1일까지 계속된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등 14개국이 참가했다. 일본은 호위함 2척, 잠수함 1척, 초계기 3대, 병력 600명을 파견한다.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신경전=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합동참모본부)는 중국 해군의 미사일 구축함과 프리깃함 등 군함 2척이 오키나와(沖繩) 본섬과 미야코지마(宮古島) 사이의 공해를 통과하는 모습이 자위대 호위함에 포착됐다고 지난 4일 발표했다. 방위성은 중·일 접경해역인 오키나와 근해에서 중국 군함이 목격된 게 지난 4월 잠수함 2척과 구축함 10척이 확인된 뒤 처음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6일 일본 방위성 발표와 관련, 국제법에 맞는 정상적인 항해활동이라며 일본 측이 이런 사실을 굳이 발표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일본 측이 중국 군함의 태평양 진출을 예의주시하는 데 대한 불쾌감의 표현이다. 중국 군부는 지난 4월에도 역시 오키나와 부근 해역에서 자국 잠수함 2척과 미사일 구축함 등 10척이 항해하는 모습이 일본 측에 의해 발표되자 불만을 표시했었다.

중국 군부는 한·미 서해합동훈련 계획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마샤오톈(馬曉天) 부총참모장은 지난 1일 이례적으로 홍콩TV 방송인 봉황위시(鳳凰衛視)와의 인터뷰에서 이 훈련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군사과학학회 부비서장 뤄위안(羅援) 소장은 지난 5일 이 TV의 대담프로에 출연, "미국의 항모 조지 워싱턴호가 서해에 들어오면 인민해방군의 훈련용 과녁이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이 한·미 합동훈련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외교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 정부는 연례적 훈련인 데다 방어적 차원인 만큼 예정대로 훈련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4일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서 핵추진 미사일순양함을 타고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해군 훈련을 참관했다. 그는 "극동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을 고려해 러시아가 안전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며 러시아 역할론을 강조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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