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현혹하는 4대강 유언비어 '눈살'

입력 2010. 6. 22. 12:02 수정 2010. 6. 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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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질환자 많아지고 수중생물 멸종?"

일부 누리꾼 4대강 반대 촛불시위도 선동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정부가 4대강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최근 인터넷 공간에서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근거 없는 유언비어들이 퍼져 나가고 있다.

정책적 비판이나 사업의 문제점에 대한 논리적 지적이 아니라 근거도 없이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일부 누리꾼들은 유언비어를 퍼나르며 촛불시위 촉발을 부채질하고 있다.

22일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주요 포털사이트들에 따르면 일부 누리꾼들이 황당무계한 4대강 괴담을 퍼나르며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를 선동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4대강 사업을 하면 건설사에 막대한 이익이 발생하고 그중 일부가 리베이트로 정계에 흘러간다"며 "앞으로도 계속 여당을 해먹으려면 막대한 조직과 사람, 돈이 필요한데 4대강은 필수 수입원이 되므로 절대 포기할 리 없다"는 내용의 글을 썼다.

◇ 인터넷에 등장한 촛불시위 선동

아이디 'cinekid****'는 다음 아고라에 마련된 이슈청원 코너에 '4대강 중단의 촛불을 들자'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4대강 반대 촛불시위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정부가 민의를 무시하고 4대강 공사를 강행 할 때 우리 민주시민들은 촛불을 들자"고 호소했으나 22일 현재 동참 의사를 밝힌 서명 인원은 목표치 10만명에 턱없이 모자라는 16명에 불과했다.

아이디 'hpj****'도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 코너에 올린 '붉은악마 서울광장 응원하고 천안함 4대강 촛불 들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촛불시위를 벌일 것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서울광장에서 시민이 모여 월드컵 응원하는 것이 왜 이리 복잡해 졌느냐"고 문제를 제기하고 "4대강을 진정한 치수와 수질 개선을 위한 개발로 전면 수정하자고 외치자"고 말했다.

그러나 이 누리꾼이 오는 8월31일까지 추진하고 있는 촛불시위 선동 서명에 참여한 인원은 22일 현재 10명에 그치고 있다.

'반쪽이'란 필명을 가진 누리꾼은 지난 1일 네이버 카페에 '선거 끝나면..4대강 촛불을 드는거 어떨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선거로 심판할 수 없다면 다시 촛불로 심판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말했다.

필명이 '아담1956'인 블로거도 자신의 블로그에서 '제2 촛불사태 발발 초긴장, 4대강-세종시 중단하라'라는 제목의 글에서 "6.2 민심 폭발에 초긴장한 조중동도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사업을 대대적으로 수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주장했다.

◇ '광우병 괴담'과 유사한 유언비어들

특히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당시 사이버 공간을 뜨겁게 달궜던 광우병 괴담과 비슷한 유형의 유언비어들이 또다시 고개를 들면서 누리꾼들을 현혹하고 있다.

주요 포털에서는 "영산강 승촌보와 낙동강 상주보의 관리 수위가 주위 마을이나 농경지보다 높아 보가 건설되면 마을이 모두 잠긴다"는 괴담 수준의 유언비어가 확산되고 있다.

또 한 누리꾼은 "4대강 사업의 끝은 대운하인데 이게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끝장난다"며 "기후가 변해 농사도 제대로 못 짓고 안개가 많이 껴 호흡기 질환자가 많아진다"고 주장했다.

이 누리꾼은 한술 더 떠 "무엇보다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며 "그나마 있는 물은 오염되고 수중생물들은 멸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환경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은 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며 대규모 준설을 실시한 한강의 경우 오히려 어류와 조류의 생물종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희귀종이나 멸종위기 동식물 증식과 복원사업도 벌일 것으로 보여 4대강 정비사업이 완공되면 멸종 어종이 헤엄쳐 다니는 등 생태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4대강 사업 비용 중 일부가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전용될 것이라는 황당무계한 의혹을 제기하거나 4대강 사업을 맡을 건설업자로 이명박 대통령의 고등학교 동창인 동지상고 동문들이 유독 많이 선정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누리꾼들도 있다.

이에 대해 조달청 관계자는 "1차적으로 대기업과 본계약을 맺었다"며 "이들 대기업이 다시 중소 건설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전적으로 개인 간 사적인 계약"이라고 말했다.

◇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태도 중요"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도 인터넷상의 괴담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서 사회적 쟁점이 생겼을 때 유언비어를 무차별적으로 퍼나르지 말고 이성과 합리성으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어떤 사회든 어떤 이슈가 쟁점이 되고 찬성과 반대가 맞부닥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최종적인 결론을 내기까지 이성적으로 찬성이나 반대를 하려고 노력하고 합리적인 태도로 문제를 풀어가는 일이 성숙한 민주사회에서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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