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당선자 "슬프다, 대한민국이..즉시 상고"

2010. 6. 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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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항소심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도지사 직무정지

대법원서 100만원 이상 형 확정되면 도지사직 잃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에게 항소심 재판부도 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이태종)는 11일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1억4000여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1400여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2006년 정대근 전 농협 회장에게 2만 달러, 같은해 롯데호텔에서 박연차 전 회장에게 5만 달러, 베트남에서 박 전 회장에게 2만 5000달러를 받은 것은 돈을 준 사람들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 돼 유죄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1심 재판에서 박연차에게 베트남에서 5만 달러 받았다고 공소제기 됐던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함께 있었던 다른 국회의원과 함께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어 이 당선자가 받은 돈은 2만5000달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박 전 회장과 정 전 회장에게서 직접 받은 금품을 받은 것을 제외하곤 이 의원에게 적용된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증인들의 진술 신빙성이 의심되는 등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미국 뉴욕의 K회관에서 음식점 주인 곽모씨를 통해 박 전 회장의 돈 2만 달러를 받은 혐의, 2008년 총선 당시 박 전 회장의 측근 정승영 정산개발 대표를 통해 200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사돈에게 1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당선자는 취임하더라도 직무가 정지된다.

현행 지방자치법 제111조 1항 3호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되지 않았을 때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하도록 돼 있다.

또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돼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강원도지사는 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선출해야한다.

이 당선자는 "억울하다. 법원의 판단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박 전 회장에게 5~6차례에 걸쳐 10억원을 받지 않은 사람이 왜 돈을 받겠냐"고 반문했다.

또 "저를 뽑아주신 강원도민들의 위대한 선택을 위해서라도 저는 반드시 이 억울함을 딛고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04∼2008년 수차례에 걸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미화(달러)를 포함해 1억8000만원을,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서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4월 구속 기소된 뒤 수감 5개월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한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검은돈'을 받아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김종로 부산고검 부장검사와 송은복 전 경남 김해시장에게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와 추징금 12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이 10일 확정됐다.

이들에 앞서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 박정규 전 민정수석, 이택순 전 경찰청장, 장인태 전 차관,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김태웅 전 김해시장, 김원기 전 국회의장,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관 등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 연루인사 8명이 항소·상고 포기 또는 대법원 판결로 형이 확정됐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재판을 받고 있는 이들은 이상철 정무부시장(징역8월에 집행유예2년, 추징금 2469만원), 박진 한나라당 의원(벌금 300만원 및 추징금 2313만원), 서갑원 민주당 의원(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500만원), 최철국 민주당 의원(벌금 500만원 및 추징금 5000만원)이다.

뉴시스

 박연차 태광실업 전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는 11일 재판이 끝난 뒤 "이 사건은 박 전 화장의 진술만 조재하지 증거가 없는 사건"이라며 "즉시 상고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당선자는 "검찰이 병원에 있는 박 전 회장을 왜 법정으로 못 데려오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피눈물이 난다. 억울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고 결과 어떻게 보시나?

"납득할 수가 없다. 박연차 전 회장의 진술만 존재하지 증거가 없는 사건이다. 박 전 회장이 법정에서 밝혔듯이 5∼6차례 거쳐 10억원이나 거절한 사람(내가)이 왜 돈을 받겠냐. 병원에 있는 사람을 왜 못 불러내냐. 검찰이 그렇게 떳떳하면 왜 박 전 회장이 법정에 나오는 걸 반대하는지 그 이유는 더 납득할 수가 없다."

 -변론재개를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는다.

 "지난 번에도 재판장이 그랬다. 구인을 했는데 왜 법정에 박 전 회장을 데려오지 못하냐고 하니 검찰이 말을 못했다. 병원에 있는 사람이 왜 구인이 안 되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피눈물이 나는 시간이 지나갔는데…(잠시 말을 못 이음). 5∼6차례 반복적으로 돈을 주려는 것을 거절했는데, 마지막엔 (박 전 회장이)'나를 못 믿냐'고도 했는데 거절했다. 한 두번도 아니고 5∼6번이나 거절한 제가 왜 받았겠냐. 가장 돈 필요한 2008년 총선 때도 안 받았는데 돈을 받을리가 있겠냐. 증거는 존재하지 않고 박 전 회장의 진술만 있다. 법정에 나와서, 6개월 동안 매일 조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법정 증언 뒤에 당시 대기석에서 박 전 회장이 저한테 정말 미안하다고, 너무 힘들다고 얘기하는 박 전 회장을 그거 한번만 더 (법정에) 불러달라는데…. 참, 참 슬프다. 대한민국이 정말 바로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그리고 저는, 너무 억울합니다."

 -상고 계획인가?

 "즉시 상고하겠다."

 -강원도지사 직무 정지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

 "강원 도민 여러분. 저는 억울하다. 선거 과정에서 검찰이 구형까지 했다. 선거가 진행되는 내내 이광재를 뽑아 주면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고 집요하게 공격했다. 그런데도 강원도민들은, 영남과 호남을 제외하고는 그 보수적인 강원도에서 가장 큰 격차로, 압도적으로 저를 지지했다. 저는 강원 도민이 배심원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내가 이 역경을 딛고 일어설 거다. 반드시 이 억울함을 딛고 일어설 거다.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국민의 선택이다. 강원도민이 선택한 그 힘을, 위대한 힘을 짓밟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원도민들, 사랑합니다. 반드시 이겨내겠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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