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함대함 미사일 2발·어뢰 1발·폭뢰 14발 유실된 듯
17일 오후 5시쯤 직경 9㎝의 굵은 체인 두 줄에 의지해 수심이 낮은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물위로 들어올려진 천안함의 모습은 예상보다는 양호했다. 그러나 선체에서 가장 무거운 부분인 연돌은 보이지 않았다. 연돌은 디젤엔진에서 사용한 연료의 배기가스를 뽑아내는 굴뚝으로 침몰 당시 갑판으로 뛰어나온 승조원은 "연돌이 보지 않는다"고 외쳤었다. 연돌이 절단된 부분은 심한 충격으로 뭔가에 강제로 잡아당겨진 듯 강철 부분이 위로 뜯겨져 나간 모습이었다. 철제 가닥들이 종잇장 찢기듯이 날선 모습으로 찢겨져 있었다. 그러나 연돌 부분이 완전히 잘려 나갔는지 아니면 꺾어진 상태로 선체에 붙어 있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군 관계자는 "현재로는 한쪽면만 확인돼 반대쪽으로 연돌이 꺾여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돌과 인접해 있는 목표추적 레이더는 비교적 손상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단지 연돌 쪽으로 난 벽면 부분과 문은 강풍과 같은 강한 충격으로 일부가 부러져 강한 바닷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천안함에 장착돼 있던 미사일과 어뢰, 폭뢰는 상당 부분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
추적 레이더 좌측에 있는 함대함미사일인 하푼미사일은 2발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우현에 있었던 2발의 하푼미사일은 사라졌다. 레이더에 인접한 부포 40㎜포는 손상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40㎜포 옆에 장착돼 있던 어뢰 3발 가운데 2발은 남아 있었지만 1발은 사라지고 없었다. 천안함이 총 6발의 어뢰를 장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반대편 3발은 어떻게 됐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40㎜포 아래쪽으로 주포인 76㎜ 함포는 반쯤 드러난 형태로 볼 때 크게 손상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76㎜ 주포 뒤쪽 함미 끝부분에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14발의 폭뢰는 보이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연돌이 꺾이거나 분리될 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았다면 갑판에 단단히 묶어 놓았다고 하더라도 폭뢰는 유실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갑판 위 부분에 파편이나 다른 부유물들은 보이지 않았다.
사건 원인을 밝혀줄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는 절단면은 분명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절단면은 수직선이 아니라 사선으로 찢어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갑판 아래쪽은 분명히 보이지 않아 어떤 부분이 파괴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goodnews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