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지지자도 노사모도...박근혜 지지율 숨은 코드

데일리안

[데일리안 김성덕 기자]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대한민국에 유의미하냐? 고 질문한다면 망설이지 않고 ´네´라고 답하겠다."(DJ 지지자의 박사모 첫 글)"내가 당신을 좋아할 줄 몰랐습니다. 난 노무현을 좋아하는 아웃사이드였거든요. 가진 것 없는 내가 보답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아낌없는 한 표로 보답을 하겠습니다. 미쳐 돌아가는 정치판에 당신이 있어 좋습니다."(다음블로거 시나리오작가)"계속 이런 식으로 나오면 다음 대선에서 박근혜를 찍지 않을 작정이다. 차라리 야당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겠다."(여권 한 관계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층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자신을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라고 밝힌 논객이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로 전향(?)하는가 하면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성향의 사람들이 박근혜 지지를 공공연하게 선언하고 있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9일 열린 국회 본회의 참석을 위해 국회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반면 보수성향·한나라당 지지층 내에서 박근혜 지지를 철회하는 비율이 상당히 늘고 있다. 정부·여당 내에 '박근혜 비토 세력'도 급증하고 있는 분위기다.

세종시로 촉발된 이명박 대통령 등 '친이' 주류 세력과 박근혜 전 대표 간 대립이 정면충돌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여론의 흐름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19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38.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1.7%p 하락한 결과로 높은 지지세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런데 조사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니 상당한 지지율 변동이 감지됐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전주 대비 무려 11.1%p나 감소한 것. 이런데도 전체 하락률은 1.7%p에 그친 것이다. 이 차이를 메운 것은 한나라당 지지층이 아닌 타 정당 또는 중도·진보성향의 지지층이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지지율 변화는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조사에서도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전통적 지지계층인 영남·보수·50대이상 계층에서 지지율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만큼 중도성향의 지지층이 편입되면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고정적 추이를 유지하고 있다.

선거전문가들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 패배한 가장 큰 이유로 중도층의 표를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시 박 전 대표는 당원 투표에서 이기고도 여론조사에서 패배해 이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었다. '중도실용'을 표방한 이 대통령에 비해 박 전 대표는 '완강한 보수'로 비춰졌기 때문에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이 이 대통령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눈길을 끄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 동아일보 > 와 한규섭-임요한 교수팀이 연구해 지난달 19일 내놓은 '한국 국회의원 이념순위'(18대 국회 법안 투표 성향분석)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한가운데를 기준으로 약간 왼쪽(진보)에 위치하고 있다.

가장 진보적인 의원을 1위로, 가장 보수적인 의원을 278위로 했을 때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이념 순위는 121위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 의원(278명)의 한가운데(139위)보다 왼쪽이다.

박 전 대표측 관계자는 "외교, 안보 관련 법안에는 보수적이지만 사회 관련 법안에는 진보적 성향을 보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소장파' 이미지가 강한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의 이념순위 242위로, 이 결과만 놓고 보자면 박 전 대표가 원 의원보다 더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박 전 대표가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언급하면서 '복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윤희웅 정치사회팀장은 9일 < 데일리안 > 과 전화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높은 지지율이 당내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하겠지만 대선이라는 국면에 접어들어서까지 지금처럼 야당 주자와 현격한 차이를 두고 가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디어법 때도 그랬지만 박 전 대표가 세종시 등 정책적 사안에 있어서 반드시 정부·여당을 따르는 무조건적인 찬성이 아니라 일정부분 유연하게 대중의 여론을 감안하면서 하는 이런 움직임은 폐쇄적 지지층을 확장할 수 있는 시그널"이라며 "계속적으로 이런 신호를 주는 것은 향후 지지층 확장을 위해 매우 의미 있는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데일리안 = 김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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