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비자금' 미국에 있었다?

2009. 12. 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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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경태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

ⓒ 사진공동취재단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약 1700만 달러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와인 생산 농장(와이너리)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7일 제기됐다.

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의 전재산이 29만원밖에 안된다"며 비자금 은닉 의혹을 부인해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 기업 효성그룹 일가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자녀 등 재벌 및 사회고위층의 미주 부동산 투자 내역 등을 공개, 화제에 올랐던 재미동포 안치용(42)씨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통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안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삼남 재만씨가 장인인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에서 시가 1천억 원대의 와이너리(와인 생산 농장)을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들이 와이너리와 포도밭을 구입할 당시 정체불명의 괴자금이 적어도 1700만 달러(한화 197억 원)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보여 전두환 비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씨에 따르면,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은 동아원(옛 동아제분)등의 금융감독원 보고서 등을 통해 지난 2005년부터 지난 2008년까지 약 3년 간 6700만 달러(한화 726억 원)을 투입해 와이너리 사업을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운영 중인 와이너리 이름은 DANA ESTATES INC로 KODO INC의 자회사 격이며 KODO의 지분은 2008년 말 현재 동아원이 94.3%를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동아원의 해외 계열사다. 동아원의 연결재무재표에 따르면 KODO는 지난 2008년 말 자산총계는 1112억 원이며 자본총계는 919억 원으로, 시가총액 2200억 원대의 기업이다.

안씨는 "캘리포니아주 나파카우티 정부가 평가한 KODO 소유 포도밭 5개의 공시지가는 약 3768만 달러로 환율 1200원 기준으로 계산할 때 한화 452억여 원 상당이나 나파카운티 등기소에서 확보한 포도밭 구입계약서에 따르면 동아원에서 투입된 자금과 실제 포도밭 매입시기 때 소요자금에 큰 차가 있다"며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시했다.

"실제 투자금액보다 포도밭 매입자금 197억 원 더 들어... 자금 출처 어디인가?"

재미동포 안치용씨가 7일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KODO INC의 미 캘리포니아 포도밭 매입 비용

ⓒ 시크릿 오브 코리아, 안치용

안씨는 "동아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아원은 포도밭 매입에 2005년 113억 5600만 원, 2006년 193억 5800만 원, 2007년 232억 1400만 원, 2008년 86억 5900만 원을 투자했다"며 동아원은 이 자금으로 2005년 KODO를 통해 포도밭 2곳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씨가 확인한 나파카운티 공시지가에 따르면 KODO가 2005년 포도밭을 구입하는 데 소요한 금액은 총 310억 원에 달한다. 즉, 동아원이 밝힌 2005년 구입자금 113억 5600만 원과 197억 원 가량 차이가 난다.

안씨는 이어, "동아원이 지난 2005년 포도밭을 매입하면서 은행융자를 받지도 않았음이 등기소 서류 조사 결과 드러났다"며 "만약 공시지가가 실제 매입가보다 높다고 가정하더라도 땅을 1/3의 가격으로 살 수는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그는 또 "감사보고서 상으로 2005년부터 2007년 사이에는 동아원이 KODO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었다"며 외부 투자 가능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이에 대해 "그 차액은 동아원이 한국에서 가져간 돈이 아니므로 미국에 숨겨져 있던 돈"이라며 전 전 대통령의 삼남 재만씨의 이름이 서명된 KODO와 DANA ESTATES의 대출서류를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나파카운티 등기소에 보고된 대출 서류에는 두 회사를 대표해 재만씨의 이름이 한자로 서명돼 있다.

아울러 안씨는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의 부인 박상아씨가 동아원의 포도밭 매입시기인 지난 2005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의 224만 달러의 고급 콘도를 구입한 사실을 지적하며 "전재용 부부의 고급 콘도 구입 자금의 원천이 포도밭 매입 부족자금을 메웠던 돈과 관계가 없을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안씨는 이어, "KODO의 총 투자금액은 공시지가를 100% 매입가로 보더라도 약 3800만 달러이고 부채 82억 원을 감안하면 약 3000만 달러의 차액이 발생한다"며 "운영자금으로 1000만 달러 상당을 가정해도 2000만 달러가 비는데 작년 한해에만 13억 원의 적자를 본 회사에서 나머지 돈은 어디로 갔나 궁금해지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마지막으로 "취재가 시작되고 관련기사가 나간 11월 초, 그토록 쉬쉬하던 동아원이 올해 11월 16일 금감원에 3분기 보고서 제출하면서 재만씨가 임원이라고 털어놨다"며 '전두환 비자금 의혹'에 '방점'을 찍었다.

동아원 "전적으로 잘못된 내용... 법적 대응 준비 중"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삼남, 재만씨가 대표로 서명한 KODO INC의 서류.

ⓒ 시크릿 오브 코리아, 안치용

안씨는 한 발 더 나아가, 이희상 운상그룹 회장의 혼맥도를 근거로, 앞서 화제가 됐던 재벌과 사회 주도층의 부동산 구입이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는 의혹도 제기했다. 안씨는 앞서 이 회장이 해외 부동산 취득이 금지됐던 시절 뉴욕에 2채, 뉴저지에 1채의 부동산을 구입한 바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씨는 특히 "전두환 비자금 수사를 통해 이 회장 명의의 160억 원대 국채가 발견됐고, 검찰의 비자금 단정에도 불구, 법원이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는 이 회장 주장을 인정해 54억 원의 세금을 납부하는 것으로 일단락된 바 있다"고 '전두환 비자금' 의혹을 둘러싼 이 회장의 '역할'에 물음표를 찍기도 했다.

그는 또, 1천만 달러 이상의 미국 부동산 거래를 해 '비자금' 논란을 불러일으킨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 일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조현준 효성 사장의 장인이 바로 이 회장이며, 전재만 씨와 조 사장은 동서지간"이라고 설명했다. 조석래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지간이기도 하다.

한편, 동아원은 이와 관련해 < 오마이뉴스 > 와의 전화통화에서 "전적으로 잘못된 내용이고 현재 관련 자료를 취합 중"이라고 밝혔다. 동아원 관계자는 "이미 잘못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태가 확장되고 있어 법률 검토를 받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블로그에 나온 자료들을 보면 시점에 따라 평가금액이 다를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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