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다움' 서민 생활현장서 찾는다

입력 2009. 6. 25. 17:37 수정 2009. 6. 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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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골목 상가. 이명박 대통령이 깜짝 등장했다. 이날 오전까지 공식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던 방문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문동 주민자치센터를 시작으로 뻥튀기가게, 빵집, 새마을금고, 토마토 노점, 떡볶이집, 과일가게, 반찬가게를 돌았다. '중도 강화'를 위해 서민 행보를 몸소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 대통령은 빵집에서 여학생들과 함께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잔돈을 가져오길 잘했다"면서 빵값 6000원을 직접 지갑에서 꺼내 건넸다.

구멍가게에서는 "뻥튀기를 보면 틀림없이 사게 된다. 내가 어릴 때 길에서 만들어 팔았다"며 2000원으로 두 봉지를 사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떡볶이집에서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마주치자 "사무총장도 하나 먹어봐, 내가 사줄 때 먹어보라"고 말했고 지나가던 고등학생들에게 어묵을 사주며 5000원을 냈다.

이 대통령의 민생현장 방문은 지난달 20일 경기도 안성에서 모내기를 한 데 이어 한 달여 만이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중도' 개념과 관련해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논쟁을 뛰어넘어 손에 잡히는 '생활정치'를 통해 이른바 'MB다움'으로 복귀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게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이다.

골목시장 상인들은 이 대통령에게 하나같이 대형마트 입점으로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과 소상인들이 충돌을 피하면서 장사를 하도록 해야 한다"며 "지방 소상공인들이 대형마트와 잘 지내고 있다고 해 물어봤더니 마트와 의논해 어떤 상품은 취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그런 게 지켜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마트를 못 들어가게 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안된다. 정부가 시켜도 헌법재판소에 가면 패소한다"며 "농산물 같으면 재래시장 두 곳을 같이해서 산지와 직거래해 나눠 판다든가 하는 식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시장경영지원센터에서도 그런 걸 해야 한다"면서 "요즘 농촌은 전부 인터넷이 들어와 있으니 인터넷으로 조사해 보고 제일 싼 곳을 찾아 거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민들과 시장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격려했다. 서민과의 '스킨십 강화' 전략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가 어려우면 제일 먼저 고통받는 사람이 서민층이다. 경제가 좋아지기 시작하더라도 제일 마지막까지 고통받는다. 그래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면서 "힘들더라도 꿋꿋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본격 서민 행보에 나선 것은 서민과 중산층을 끌어안는 이른바 '따뜻한 중도 보수'를 지향하는 정책 방향을 시사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행사는 이 대통령이 'MB다움'으로 복귀하는 사실상의 첫 행보로 보면 된다"면서 "앞으로는 이벤트성이 아니라 정책으로 바로 연결되는 정책 연계형 행보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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