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vs진보-중산층vs서민..민주당 딜레마

2009. 5. 2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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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샌드위치 신세"

무능이미지 탈피 급선무

보수와 진보라는 지향점, 중산층과 서민이라는 지지기반 사이에서 민주당이 고민에 빠졌다. 출발점은 10%대로 화석화된 지지율의 원인을 찾는 문제였다. 이 과정에서 '성장'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중산층을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뉴민주당 선언'이 발표됐고, 고민은 논쟁으로 비화됐다. 선언 발표 직후인 19일 열린 첫 토론회에선 "민주당판 뉴라이트 선언"(천정배 의원), "진보-보수 구도가 서구와는 다른 우리나라에서 제3의 모델을 하는 것이 맞느냐"(정범구 전 의원)는 등 격론이 오갔다.

논쟁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보, 중산층-서민 사이에 끼인 민주당의 현실 자체가 끊임없는 고민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를 대표하는 한나라당은 '좌파' 딱지를 붙이고,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선 '한나라당 2중대'라고 비난하는 것이 민주당의 이념적 위치다.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표방하면서도 "한나라당이 중산층 이미지를 선점하고, 서민층은 진보정당이 잠식해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이강래 원내대표)는 자평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당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 역시 정체성 확립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옛 민주당이 결합해 통합민주당을 만들면서 예고됐던 불협화음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현재 옛 민주계는 "중도개혁을 분명히 하고 중산층을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386그룹은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은 제3의 길'을 지향하는 쪽과 "유연하고 점진적인 거대한 진보"(이인영 전 의원)를 강조하는 쪽으로 갈라졌다. 민주연대 등 당내 비주류 그룹은 진보, 서민 쪽에 무게를 둔다. 이 밖에 관료그룹 등 온건파 인사들은 보수적인 입장을 일부 수용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낙인 찍힌 '무능한 세력' 이미지를 벗는 것이 급선무라는 데에는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각론에서는 계파에 따라 현격한 차이가 있다. 당 지도부는 경제살리기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정책을 내놓는 '대안야당'을 유능한 정당으로 보고 있다. 뉴민주당 플랜을 총괄하고 있는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은 20일 라디오방송에서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문제보다 앞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은 보수, 진보가 아니라 일자리, 아이들 교육이 어떻게 되는지에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당 비주류 측은 한나라당에 맞서 쟁점법안을 저지할 '투쟁야당'에서 유능함을 찾고 있다. 민주연대 대변인인 우원식 전 의원은 "6월 국회에서 쟁점법안을 놓고 피 터지게 싸워야 하는데 국민 보기에 한가해 보일 수 있다. (노선) 논의는 6월 국회 이후로 미루자"고 요구했다.

김하나 기자ㆍ김지은 대학생 인턴기자/hana@heraldm.com- '대중종합경제지'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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