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후원자 '강금원.박연차' 엇갈린 평가

2009. 4. 1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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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강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고, 박 회장은 가까운 후원자 중 한 명이었다"

노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했던 한 측근인사의 표현이다.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 `쌍두마차'로 불릴 만큼 노 전 대통령이 어려운 시절에도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두 사람은 참여정부 때 불법 대선자금 문제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세무조사나 검찰 수사 등을 받아 또다시 구속되는 고초를 겪고 있다.

또 부산.경남 일대에서 중견기업을 운영하고 있고,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라는 닮은꼴도 갖고 있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골프를 함께 칠 정도로 각별한 인연을 자랑했고,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농촌살리기 사업을 도와주기 위해 모임을 가질 정도로 관심을 쏟았다는 점 또한 비슷한 부분이다.

실제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측에 퇴임 직전 500만달러를 전달했고, 강 회장은 퇴임 후 농촌살리기 사업 등 목적으로 봉하마을에 ㈜봉화를 설립해 70억원을 투자했다.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박 회장이 더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 1988년 부산 동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선거자금이 필요했을 때 친형 건평씨를 매개로 김해 일대 땅을 사주면서 친분을 쌓았다.

강 회장은 1995년 노 전 대통령이 부산시장으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뒤 지역의 전.현직 의원 모임에서 노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고, 1998년 노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왔을 당시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두 사람에 대한 친노(親盧) 진영의 평가는 확연히 다르다.물론 박 회장이 검찰에서 친노 인사들에게 불법 자금을 전달한 사실을 자백한 영향도 있겠지만 강 회장은 `의리의 사나이'로 통하는 반면 박 회장은 사업적 이득을 따진 후원자라는 부정적 평이 나온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사업가로서 두 사람의 행보는 다소 엇갈린다. 박 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사업을 확장하면서 승승장구했지만, 강 회장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에 속했다는 평가다.

박 회장이 여야 구분없이 정치권 인사들과 두루 교류할 때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과 주변 측근들에 국한된 접촉을 이어갔다는 점도 차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수사결과를 보면 박 회장이 금품을 전달했다는 인사는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광재 의원,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실세 정치인이 적지않게 포함돼 있다.

하지만 강 회장의 경우 안희정 최고위원을 비롯해 참여정부 청와대 참모들에 집중돼 있고, 그나마도 이들이 공직을 떠났거나 정치활동을 벌이지 않던 시기에 생활비 등 명목으로 전달한 것이 적지 않다.

또 박 회장이 전달한 금품이 상당 부분 불법적 거래인 것으로 나타난 반면 강 회장이 준 돈은 꼭 집어서 위법이라고 보기 어려운 성격이 강한 것도 다른 점이다.

금품 전달 사실이 밝혀진 것도 박 회장은 자백이 주류를 이뤘으나 강 회장의 경우 주로 검찰의 계좌추적을 통해 드러났다는 차이가 있다.

친노 인사들은 강 회장의 이런 특성에 대해 "강 회장 스스로 정권이 바뀐 후 검찰의 타깃 1순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해 극도로 조심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주변 인사는 "참여정부 때 실형을 산 이후 강 회장은 돈을 쓰더라도 항상 변호사나 회계사 자문을 구했을 정도로 신중하게 움직였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이런 평판 차 때문인지 검찰 수사과정에서 `박연차 리스트' ,`강금원 리스트'라는 말이 나왔지만 친노 인사들은 강 회장의 경우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 반 우려 반 얘기를 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최고위원은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역주의와 싸우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처럼 저는 같은 논리로 강 회장을 `바보 강금원'이라고 부르고 싶다"며 "현직 대통령의 서슬 퍼런 위세에 기가 질려 발길을 끊고 있을 때 그분만이 봉하마을을 지켰다"며 `의리의 사나이'로 추켜세웠다.

실제로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후에도 일주일에 2번 정도 봉하마을을 방문할 만큼 각별함을 표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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