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전대통령, 李대통령에 '오리쌀' 선물(종합)
발신자 `16대 대통령 노무현', 수신자 `이명박님'靑 "고맙게 받겠지만..." 盧전대통령측 "실무자 착오"(서울=연합뉴스) 이승관 류지복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재배해 올해 첫 수확한 `노무현표 봉하오리쌀'을 청와대에 선물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오후 노 전 대통령 내외의 이름으로 보낸 `오리쌀' 3㎏(1㎏들이 3개)가 청와대로 배달됐다"면서 "사전에 예고없이 도착해 놀랐으나 내부절차를 거쳐 접수했다"고 말했다.
이 쌀은 노 전 대통령과 봉하마을 친환경 쌀작목반이 이른바 `오리농법'을 이용해 올해 재배, 수확한 것으로 지난 25일부터 현지 판매된 것과 같은 종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일단 "보내준 쌀을 감사하게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다소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배달된 쌀의 겉포장에 `보내는 분'으로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권양숙'이라고 적혀 있는 것과는 달리 `받는 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 `이명박님'이라고 표기돼 있었기 때문.
이에 대해 한 참모는 "어떤 사정인지 확신할 수 없으나 선물용으로 여러 사람에게 일시에 배달하는 과정에서 직함이 생략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알았든 몰랐든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적절한 예우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른 참모는 "봉하마을 현지에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참모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런 의전상의 실수를 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좋은 의도로 선물을 보냈기 때문에 문제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서는 최근 국가기록물 무단 유출과 참여정부 시절 감사원의 쌀 직불금 감사 은폐 의혹으로 신.구 권력간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이런 일이 생긴 데 대해 "고의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측 관계자는 "택배회사에 보낼 때는 호칭을 제대로 붙였는데 이를 일괄적으로 배달하는 과정에서 실무자의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앞서 지난 9월 5일 이 대통령은 62번째 생일을 맞은 노 전 대통령에게 김해수 정무비서관을 직접 보내 축하난과 국내산 농산물을 선물로 전달하며 축하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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