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15 '광복절 vs 건국절' 논란 후끈

온혜선 입력 2008. 8. 14. 17:31 수정 2008. 8. 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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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시민단체"건국절은 독립운동 의의 훼손한다"

- 정부·여당 "선진국 도약 위해 건국 의미 되살려야"

[이데일리 온혜선기자] 2008년의 광복절이 `광복`과 `건국`을 사이에 두고 시끄럽다. 정부가 올해 광복절 행사의 초점을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에 맞추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각에서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난 7월초에 광복절을 건국절로 변경하자는 법안을 제출했다. 뉴라이트 등 보수단체들은 최근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건국절`을 제안하는 쪽에서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해서 48년에 건국한 것인 만큼 이를 기점으로 건국기념일을 정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반면 광복회, 임시정부기념사업회 등 독립운동 관련단체들은 이같은 주장은 `광복`의 의미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 "`건국절`은 독립운동 폄하" vs "정부수립 선포가 더 의미있다"`건국절` 개명 논란은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폄훼하느냐, 인정하느냐로 갈린다.한국사연구회·한국역사연구회·한국근현대사학회·역사문제연구소 등 역사학계를 대표하는 14개 학회는 지난 12일 정부 주도의 `건국 60주년` 사업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광복절`의 명칭에는 해방과 정부 수립을 동시에 경축하는 의미가 있다"며 "이를 `건국절`로 바꾼다면 대한민국 정부수립만을 경축하자는 것이며, 결국 민족의 해방을 위해 싸운 이들보다 건국에 참여한 이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국절`을 제안하는 사람들은 `광복`이 독립운동으로 달성된 것이 아니라 연합군이 2차대전에서 승리한 결과로 얻어진 것이니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광복보다는 3년 후 1948년 8월 15일에 있었던 대한민국 정부수립 선포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 이러한 논리에 독립운동 관련단체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건국절` 개명에 반대하는 측은 식민지였다가 독립해 국가를 세운 경우 `독립`보다 `건국`에 의미를 둔 나라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은 1776년 7월4일 독립을 선언하고, 독립전쟁을 전개하여 1783년 독립한 후 헌법을 제정하고 1789년 미합중국을 건국했다. 미국은 건국을 기념하지 않고 7월 4일을 `독립기념일`로 정하고 이를 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 `건국절` 개명 논란에 정치권도 `앗뜨거`

`건국절` 개명 논란은 정치권에서도 뜨겁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4일 일각에서 일고 있는 `건국절` 추진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특히 그는 "대한민국 헌법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제헌헌법도 48년 정부 수립을 `재건국`으로 명확히 규정했다"며 "이승만 대통령도 정부 수립 당시 건국 30주년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정 대표는 정부와 여당의 역사인식이 일본 극우세력의 논리와 똑같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일본이 자신의 식민지 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해 1948년 대한민국을 `신생독립국`으로 격하시킨 것과 정부여당의 건국절 지정 기도가 다른 점이 무엇인가. 독도가 자기 땅이라는 일본의 논리와 무엇이 다르냐"며 우려를 표명했다.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생각은 다르다. 새로운 도약을 통해 선진국·일류국가로 발전해야 할 이때 건국의 의미를 되살려 8월 15일을 대한민국 건국절로 기념하는 사업은 꼭 필요하다는 논리다.이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대규모 촛불시위, 살인적인 물가상승 등 난국에 봉착돼 있는 이명박 정부가 `건국 60주년` 행사를 분위기 쇄신의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국무총리실 산하에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사업회`를 두고 건국 60주년 행사를 치밀하게 추진해 왔다.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전에는 없던 광복절 전야제 행사도 준비할 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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