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무책임 국회답변 파장
ㆍ경제수장으로 정책실패 반성·해법 없이 오만·변명 일관
ㆍ되레 '저환율 정책' 폈다고 강변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에서 경제위기를 낳은 정책 실패에 대해 무책임한 '회피성' 답변으로 일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이 강 장관 퇴진을 요구한 것은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도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위기를 초래한 고환율·고물가 등 정책 실패를 반성하고, 해법을 제시하기보다는 오만과 변명성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경제위기 책임론과 함께 강 장관 경질론이 다시 달아오를 전망이다.
강 장관은 23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외환시장 개입' 비판에 대해 "시장이 그렇게 받아들인 데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이 강 장관 취임 후 5차례 외환시장 개입 발언을 한 사실을 지적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경제수장의 말 한마디가 바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그 때문에 '시장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자질임을 감안하면 스스로 무책임함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 김 의원은 "경제수장으로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각이 없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질타했다. 그럼에도 강 장관은 '고유가에 원화 약세(고환율)로 충격이 증폭됐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석에 대해 "국제기구 페이퍼까지 번역에 관여할 시간이 없다"는 오만한 답변으로 갈음했다.
앞서 지난 22일 긴급현안질의에서도 강 장관은 "정부는 고환율을 부추긴 게 아니라 유가 급등으로 인한 고환율 현상을 막으려 노력했다"면서 거꾸로 '저환율 정책'을 폈다고 강변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경제위기 원인이 외부 여건보다는 정부의 성장 위주 환율정책 때문"(유일호 의원)이라고 지적한 것을 감안하면 민심의 비판을 외면한 답변이다.
삼겹살 가격을 놓고 벌어진 논란에서도 강 장관의 인식의 일단이 드러났다. 강 장관은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삼겹살 1인분 가격을 묻자 "모른다"고 했다가 곧바로 "잘 안먹는다"고 답했다. 삼겹살이 이른바 'MB물가 품목' 52가지 중 하나임을 지적하자, "직접 안 사봐서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정책 실패로 인한 외국인의 주식시장 이탈 지적에 대해선 "한국만 이탈한 게 아니라 다른 나라 증시도 마찬가지"라고, 유가 예측 '실패'에 대해선 "예상했으면 좋았겠지만 권위 있는 케임브리지 연구소도 80달러로 전망했다"고 '남 탓'으로 대신했다.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한 경제성장률 '6%'를 명시한 이유에 대해선 "국민들이 경제 살리라고 뽑아줬는데 지난 정부와 똑같은 4.7%를 유지하는 것은 새 정부에 맞지 않다고 봐서 2% 얹어서 한 것"이라는 주먹구구식 답변을 내놨다.
<김광호·이인숙·이고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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