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핵화 진척에 한나라는 '고민중'

2008. 6. 2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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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반도 국제정세 급변속 우리 정부만 '외톨이'

"북한과 대화 위해 근본적 정책 전환을" 의견도

북한이 영변 냉각탑 폭파 등 비핵화를 위한 가시적인 조처를 진척시켜 나갈수록, 한나라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대북관계를 새로이 설정해야 할 필요성은 절감하고 있으나, 북한과 신뢰를 회복할 계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29일 북한의 핵불능화 작업에 대해 "북한이 완전히 핵폐기를 할지 6자회담국이 철저히 검증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불능화 작업이 마무리되는 의미있는 수순"이라고 환영했다. 북한이 핵신고서를 제출한 26일 한나라당과 정부는 실무당정회의를 열어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 냉각탑 폭파 등에 대한 평가 작업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에서 통일·국방·외교정책을 담당하는 황진하 제2정책조정위원장은 "북한의 이번 조처가 북미관계·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 정부가 최근 북한에 남북대화, 식량지원 등을 제안해 놓았으니 북한 쪽으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환영과 낙관'과는 거리가 멀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급변하는데도, 정작 당사자인 우리 정부만 '외톨이' 신세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싸늘하게 식은 북한의 마음을 덥힐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구상찬 제2정조부위원장은 "정부가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는데도, 받아야 할 쪽에서 안 받겠다고 버티니 우리로선 북한의 변화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라며 "일단 6자회담 진전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내놓을 만한 카드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북한을 남북 대화의 창구로 이끌어낼 수 있는 전향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의견을 정부 쪽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급해지다보니, 당내에선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를 근본적으로 전환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성회 제2정조부위원장은 "지금은 북한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할 시점"이라며 "이전 정부에서 만든 남북채널도 최대한 가동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계'에 속하는 한 초선 의원도 "한나라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비핵·개방·3000'은 언제부터 얼마나 북한에 지원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았다"며 "당시 이 공약을 만들 때는 북한 관련 정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변화된 상황에 따라 정책 기조와 수단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나라당이 29일 경기 파주 지역에 개성공단에 상응하는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하는 계획을 밝힌 것도 이런 기류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어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자신있게 나오게 하려면 전면적 개혁개방을 요구하지 말고, 점진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며 "남북이 함께 참여하는 통일경제특구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과 여러가지 비공식적인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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