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쇠고기, 다음 정부가 판단하는게 합당'"

2008. 6. 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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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전 장관, 李대통령 설거지론 반박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작년말 정부 당국자들에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이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쇠고기 문제는 다음 정부가 판단하는게 합당하다"고 밝혔으며 당선자 자격으로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같은 입장을 전달했었다고 통합민주당 송민순 의원이 9일 밝혔다.

참여정부의 마지막 외교부 장관이었던 송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히고 "그 때(노무현 정부) 처리했으면 이런 말썽이 안났지"라는 요지의 이 대통령의 `설거지론'을 반박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작년 12월24일께 한덕수 당시 총리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노 전대통령을 찾아가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수입하되 뼛조각을 허용하고 SRM(특정위험물질)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합의해) FTA 타결을 위한 길을 터주자'고 건의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좋다. 그렇다면 한 번 해 보자"라면서 "그런 식으로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면 FTA 비준에 있어 다른 지장요소는 없느냐. 그렇다면 할 수 있다"고 물었으나 아무도 답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은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다고 해서 한미 FTA까지 다 풀리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역설적 질문이었다"며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다고 해서 한미 FTA가 된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엄격히 협상하고 민감성을 감안해 다음 정부로 넘기자는 게 노 전 대통령의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물러나는 정부와 새 정부간에 잘 협의해서 하면 좋은데 이명박 정부는 밀어붙이고 구둣발로 짓밟는 느낌이었다"고 회고한 뒤 "참여정부가 쇠고기 문제를 정리할 경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위해 `희생번트'를 날려주는 셈이 되는 상황에서 실체적 자신도 없었고 정치적 환경도 조성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누구라도 짓밟히면서까지 청소하긴 싫은 것 아니냐"라고 반문한 뒤 "당시 쇠고기 문제를 처리했더라도 현 정부는 참여정부가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욕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이 대통령의 발언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지난해 3월29일 한미 FTA 체결 직전 이뤄진 노 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의 통화내용을 거론, "노 전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미국산 쇠고기가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의 다른 시장에 비해 차별받지 않는 조건으로 한국시장에 들어오도록 하겠다', `타국과의 협상과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합리적으로 올해말께 협상을 타결하자'고 제안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민주당이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통해 쇠고기 협상내용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은 국제 합의가 국내법과 상충할 경우 국내법이 우선할 수 밖에 없다"며 "국가간 합의는 금과옥조가 아니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것이어서 재협상이란 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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