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쇠고기 내가 먼저 먹어야 할듯"

2008. 5. 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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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오찬 기자간담회.."장난치는 업자 엄벌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8일 낮 예정에 없이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구내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삼계탕을 함께 먹으며 `깜짝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전날 전북도청 업무보고에서 점심메뉴가 `오리보쌈'이라는 말을 듣고 "잘했다. 오리가 몸에 좋다"면서 자리를 함께 한 닭고기 생산업체 ㈜하림의 김홍국 회장에게 농담조로 "기자들 초청해서 먹을 수 있게 닭을 좀 보내달라. 나도 가서 먹을테니.."라고 말한 것을 하루 만에 실천한 셈.

그러나 이날 삼계탕은 청와대가 자체 구매한 것으로, 이 대통령도 이날 기자들에게 "하림 것은 아니다. 다시 오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등 공식 일정 외에 춘추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로 최근 확산되고 있는 광우병 논란 및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와 관련, 언론을 통해 여론동향을 점검하면서 국민 이해를 구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됐다.

실제 이날 약 1시간 10분간 춘추관에 머문 이 대통령은 점심식사 후에도 비공식 간담회를 갖고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와 관련된 논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며 `진화'에 나섰다.

◇"어느 순간 광우병 얘기로 가더라" = 이 대통령은 오찬에서 최근 광우병 논란에 대해 `예상치 못했던 사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을 때 정부는 사실 한우 농가대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생각했었다"면서 "그런데 어느 순간 광우병 얘기로 가더라"며 최근의 논란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광우병 논란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FTA(자유무역협정)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 후 간담회에서는 "나라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게 최고의 목적"이라고 전제한 뒤 "(국민소득) 7천달러, 1만달러 되는 나라나 (국민 생명과 재산에 신경을 쓰지 않고) 그렇지 세계 어느 나라도 그것보다 최우선이 정책이 있을 수 없다"면서 특히 "음식, 식료품 갖고 장난치는 업자는 철저히 해야 한다. 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도 스테이크 좋아한다더라" =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를 방문한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의 만찬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전하며 미국산 쇠고기를 다시한번 주제에 올렸다.

자리를 함께 한 기자가 "쇠고기도 한번 드시죠"라고 권유하자 이 대통령은 웃으며 "쇠고기를 내가 먼저 먹어야 할까봐"라면서 "얼마 전 빌 게이츠를 만났는데 `미국 쇠고기 안 먹느냐'고 물었더니 `스테이크를 좋아한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실제 당시 만찬에서 게이츠 회장은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논란에 언급, "나는 당연히 미국산 쇠고기를 주로 먹는다. 특히 쇠고기 스테이크 햄버거를 엄청 많이 먹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점심 메뉴인 삼계탕을 거론하며 "닭고기를 먹겠다고 해서 (오늘) 먹었다. 약속하면 지키니까.."라면서 "쇠고기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민심이 가라앉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너무 복잡한 질문이다. 발전적으로 하자"면서 "어제 (국회 농해수위) 청문회를 오래 했는데 궁금한 게 또 있느냐"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골프 여전히 비싸다" = 이 대통령은 게이츠 회장과의 만남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광산업으로 화제를 돌렸다.

이 대통령은 "내가 테니스를 좋아한다니까 게이츠 회장이 참 좋아하더라. 나와 생각이 비슷하다"면서 "골프도 좋아하는데 시간은 많이 걸리고 운동은 제대로 안된다고 했는데 기업가적인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제주도는 (골프) 값이 많이 떨어졌다더라. 세금을 줄이고 업계가 더 노력해서 가격을 더 낮춰야 경쟁력이 있다"면서 "골프장이 너무 비싸다. 20만원을 주고 골프 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제주도는 비행기가 9시면 끊어지는데 24시간 비행기를 띄우면 관광객이 굉장히 늘어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의 골프 취미에 대해 "대통령에게 신고하고 치겠나. 자기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해도 된다, 안된다를 일률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수준은 벗어났다"고 말했다.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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