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한나라당 워크숍 낯뜨거운 '음담강연'

2008. 5. 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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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지은 기자] 영화감독인 심형래씨가 지난달 30일 한나라당 워크숍에서 여성 당원들을 상대로 노골적인 음담패설과 욕설·성희롱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강연 막바지에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우스개를 하기도 했다. 심씨는 연설 도중 고인이 된 김형곤씨에 대한 명예훼손성 농담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심씨의 이런 강연 내용이 담긴 <오마이뉴스> 동영상이 보도되자 "여당의 공식 워크숍 격에 맞지 않는 강연이었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성당원 상대로 음담패설 "30대는 휘발유, 40대는 장작불..."

심씨는 이 날 김포공항 스카이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나라당 중앙여성위원회 워크숍에서 연사로 나섰다. 주제는 '나의 도전과 실패 그리고 성공'이었다. 그러나 심씨는 강연 초반부터 농도 짙은 음담패설을 내뱉었다. 심씨는 자리를 일어서는 여성위원들이 눈에 띄자, "진지한 얘기를 하는 것 보다 재밌는 얘기를 해야겠다"며 남성들의 정력을 불에 비유한 낯 뜨거운 음담패설을 늘어놨다.

"10대가 부싯돌이래요. 암만 붙여도 안되는 거. 10살 짜리가 뭘 하겠어요. 20대가 성냥불. 한번 확 붙었다 꺼지는 거. 30대가 휘발유. 그냥 폭발하고 엄청나게 화력 좋고. 40대가 장작불이래요. 화력 좋고 오래 가고. 50대부터가 문제다. 50대가 담뱃불이야. 그 다음부터는 빨아야지 붙어. 60대가 화로불이다. 죽었나 보면 살아있고…. 70대가 반딧불. 불인 것 같으면서도 불이 아닌, 80대가 불조심 포스터다. 형체만 있어, 형체만."

그러면서 심씨는 "제가 한 얘기가 아니다"라며 고 김형곤씨 얘기를 꺼냈다. 심씨는 "김형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옛날에 이런 얘기를 나보다 더 잘했다"며 "걔 얘기를 들어보면 드러워, 아주"라고 비하했다. 이어 심씨는 김씨의 성기를 입에 올리며 김씨에 대한 명예훼손성 농담을 이어갔다.

심형래 감독이 30일 김포공항 스카이시티에서 열린 한나라당 여성중앙위원 워크숍 초청강연에서 노골적인 음담패설과 욕설·성희롱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하고 있다.

ⓒ 김윤상

여성·장애인 비하 농담에 욕설까지

음담패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심씨는 김씨와 또 다른 코미디언인 오재미씨와 과거 지방 출장을 갔다가 여관에 들렀던 일화를 소개하며 "대부분 뚱뚱한 애들이 여자랑 잘 못한다"고 비꼬았다.

성희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말이 이어지자 보다 못한 사회자가 웃으며 "오늘 강연 주제인 '도전과 실패 그리고 성공', 칠전팔기 얘기를 해야 한다"며 심씨를 제지했다. 하지만, 심씨는 "이래야 좀 (시선이) 집중 되지. 죄 (강연장을) 나가가지고…"라고 받아넘겼다.

심씨는 이후에도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의 농담을 늘어 벌였다. 그는 강연 도중 "우리나라 남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여자들 (부)류가 있다고 그런다. 엘리베이터걸, 간호원, 골프장 캐디, 초등학교 선생님들이다"며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농담을 했다.

또 "술 취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느냐"며 자신의 성기를 잡고 있는 모양새를 취하거나 "XX, 다 젖었네""XXX들"이라는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강연 막바지에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농담도 했다. 그는 "(과거에 술집에서) 나오는데 술 취한 사람 두 분이 싸움이 붙었다. 한분이 말더듬이, 한분이 언챙이였다"며 흉내를 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정몽준 최고위원, 권영세 사무총장, 박순자 중앙여성위원장 등 당직자들과 제18대 국회 여성 당선자들이 30일 오후 김포공항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중앙여성위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상균

누리꾼 "꼭 저런 소재로 농담해야하나. 성추행당스럽다"

이같은 강연 동영상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혀를 찼다.

<오마이뉴스>의 관련 동영상 댓글에는 "꼭 저런 소재로 (농담을) 해야할까 싶다. 격이 그 정도 밖에 안되니까 그러는 것이냐(컴컴돌이)", "점잖은 주부들 모아놓고 꼭 이런 저질 강연이어야 하나? 역시 성추행당스럽다, 이런 발언들은 그냥 쓰레기성 언사일 뿐이다(점잖은 독로국)" 등 비판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김현 통합민주당 부대변인은 1일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 중앙여성위원회 워크숍에서 심씨가 차마 입에 담기도 듣기도 민망한 내용의 욕설과 음담패설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김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은 그간 '성희롱·성폭행당'으로 많은 지탄을 받아왔다"며 "여성 국회의원과 여성위원들조차 성을 농락하는 저급한 음담패설에 박장대소를 하다니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놀라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박순자 여성위원장 "잠깨라고 한 농담일 것... 강연 자세히 못들어"

한편, 워크숍 주최 측인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인 박순자 의원은 "행사를 주최하는 입장이라 강연장 안팎을 왔다갔다 해 강연을 자세히 듣지는 못했다"면서도 "(심씨가) 일부러 음담패설을 했겠느냐"고 감쌌다.

박 의원은 "저도 (일부 내용을) 듣긴 들었다,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며 "강연 시간이 졸릴 때라 잠을 깨라고 (그런 농담을) 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강연 내용이 여성과 장애인을 비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강의는 강사에게 맡기는 것이라 주최 측에서 미리 강의를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자세하게) 말하지는 못한다"며 "사전에는 심씨의 영화감독으로서 성공담을 주제로 부탁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박 의원을 비롯해 정몽준 최고위원과 안상수 원내대표, 권영세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전국 시·도 여성위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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