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친구끼리 좀 봐 달라'는 뜻" 외압설 '부인'
【서울=뉴시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강원 춘천시 농지 매입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했다는 보도를 무마하려고 국민일보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 "편집국장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면서 친구끼리 하는 말로 '나 좀 봐 줘'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정례브리핑 직후 취재진과 만나 "언론계 선배로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강원 춘천시에 배우자 명의로 보유한 땅과 관련해 농지법 위반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거짓 위임장을 토대로 농업경영계획서를 대리 제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것에 대해서는 "땅 문제가 대대적으로 보도됐던데 내가 지난번에 '법 규정을 잘 몰라서 일어난 일'이라고 사과했던 범주 안에 있는 얘기"라면서 "진짜 몰랐다. 난 지금도 어떻게 썼는지, 위임장 구경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최근 재산 공개 문제로 청와대에 관련 서류를 제출할 때도 위임장을 보지 못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당시 함께 땅을 산 회사 동료들 중 한 명이 현지인인데, 그 분이 주로 그런 일을 했다. 나는 당시 영농계획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 당시 상황이 기억이 잘 안 나서 되짚어 보니 위임장도 그 분이 알아서 작성한 것 같다"면서도 "어쨋거나 이렇게 되서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국민일보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일보 사회부 기자가 내 보좌관에게 연락했길래 과정을 쭉 설명해 줬다"면서 "'새로운 사실(Fact)이 아니니 상식에 맞게 처리해 달라. 내 개인의 일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을 모시는 입장에서 (박미석 수석 문제도 있는데) 유사한 일로 또 문제가 되는 게 송구스럽다'는 뜻에서 부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일보 편집국장 A씨와 언론사 동기 사이라면서 "상당히 친한 편이라 사정을 설명했다. 외압일지도 모르지만 인지상정으로, 기자 생활 해 본 사람으로서 호소한 것이지 압박한 적은 없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게 다"라고 못박았다.
국민일보 측에 "이번 건을 넘어가 주면 은혜는 꼭 갚겠다"고 말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화를 두 세번 했었기 때문에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면서도 "내 말의 취지는 속된 말로 '신문사 친구니 좀 봐 줘'라는 뜻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일보 노조는 전날 '기사가 안 된다는 편집국장에게' 제하의 성명을 내고 '이 대변인이 농지 취득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해 청와대에 제출했다'는 요지의 기사가 보도되지 않은 배경에 이 대변인의 외압이 있었다면서 사측에 책임 있는 해명 및 재발방지를 요구한 바 있다.
김선주기자 sa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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