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풍' 근원지 대구, 그들에게 박근혜는

2008. 4. 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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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대구=조홍래기자] 대구는 따뜻했다. 봄 기운이 물씬 풍겼다. 거리 곳곳의 벚꽃과 개나리가 봄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선거 분위기는 봄과 거리가 멀었다.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는 여전했지만 '절대'는 아니었다. '텃밭'이 흔들리는 분위기도 읽혔다.

그 중심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있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를 포기한 채 대구 지역구에 머물고 있다. 그가 있기에 대구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

 대구 시민들에게 박 전 대표는 어떤 존재일까. 대구시민들이 박 전 대표에게 보내는 애정의 근저엔 무엇이 있을까. 여러 사람을 붙잡고 물었다. 돌아오는 답은 "좋아한다" "믿는다"였다. 그 이유는 명확치 않았다. 실체는 없고 감정만 있는 듯 느껴졌다.

 시민들은 "박근혜란 존재가 대구에 어떤 의미인가"란 질문을 받으면 모두 한참을 고민한 후 "글쎄요"란 말부터 시작했다.

달성공원에서 만난 이모씨(57세, 남)는 "아무래도 박정희 전 대통령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꼽았다.

대구 달서구에 산다는 박모씨(55세, 여)도 "어릴 때부터 영부인 역할을 하면서 정치를 일찍 배우지 않았느냐"며 "부모님을 일찍 여읜데 대한 동정심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을 살렸다는 것도 큰 이유였다. 박모씨(42세, 남)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 쓰러져가는 한나라당을 살린게 누구냐"며 "바로 박 전 대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한나라당 공천은 치졸했다"고 언성을 높였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최모씨(60세, 남)는 "'박근혜'하면 대구의 자존심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를 전면에 내건 홍사덕 친박연대(대구 서구) 후보의 한 측근은 "이 곳 어르신들이 박 전 대통령과 이념 등을 공유하는 게 많아서일 것"이라며 "이번 공천 과정에서 박 전 대표가 피해를 입으면서 애정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반대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택시 운전을 하는 김모씨(43세,남)는 "박 전 대표가 대구에 특별히 해준 것도 없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구에 산다는 김모씨(48세, 여)도 "박 전 대표가 대구에 한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다들 '박근혜'하니까 덩달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서구에 출마한 이종현 한나라당 후보는 "박 전 대표에 대한 애정은 감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이번 공천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대구 시민들이 있는데 그 정서를 정치적으로 나쁘게 이용하는 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이런 혼재된 감정은 고스란히 혼란스런 표심으로 이어진다. 총선을 2일 앞둔 대구 시민들 표심은 '갈등' 자체다. 예전대로라면 한나라당을 찍어야하는데 박 전 대표가 눈에 밟힌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출마하는 '친박근혜계'나 한나라당이나 모두 아군처럼 보인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대학생인 김모씨(24, 남)는 "친박쪽을 찍어도 다 한나라당으로 돌아가는 거 아니냐"며 "솔직히 누구를 찍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달서구의 박모씨(33세, 여)도 "친박쪽을 찍고 싶은데 일할 사람도 챙겨야 하지 않겠냐"며 "아직 결정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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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조홍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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