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후보들 "인기 오른 노무현을 잡아라"

입력 2008. 3. 20. 17:33 수정 2008. 3. 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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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친노' 성향의 총선 후보들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선거전략에 활용하는 후보도 있지만 예의가 아니라는 판단에 사용하기를 자제하는 후보도 있다. 사진은 노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씨와 함께 진주 '대흥농장'을 방문했을 때 모습.

ⓒ 노무현 공식 홈페이지

18대 총선에 나서는 '친노' 성향 후보들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선거에 활용하는 후보가 있는가 하면 예의가 아니라 보고 사용하지 않는 후보가 있어 비교된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 이미지가 좋아졌고, 귀향한 김해 봉하마을에는 연일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자연정화 활동을 벌이거나 민주공원 참배 등의 바깥 활동 때마다 총선 출마후보들이 나와 인사를 하기도 한다.

지난 8일 노 전 대통령이 민주공원을 참배했을 때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국민참여운동 부산본부 사무처장을 지낸 최병철 후보(무소속·부산 사하갑)와 청와대비서실 시민사회수석 비서관을 지낸 송인배 후보(무소속·양산) 등이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6일 노 전 대통령이 화포천 자연정화 활동을 벌였을 때는 최철국 후보(통합민주당·김해을)가 장화를 신고 함께 청소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노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씨의 고향인 마산 진전면을 방문했을 때 청와대비서실 법무비서관을 지낸 하귀남 후보(통합민주당·마산을)가 참여하기도 했다.

현수막에도 홍보물에도 곳곳에 '노무현'

최철국 후보는 이들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가장 적극 선거에 활용하고 있다. 최 후보의 선거사무소 건물 외벽에는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을 내건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최 후보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의리를 지킨 최철국"이란 구호를 내걸고, 선거홍보물과 유세차량 등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최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좋아 이번 선거에 많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현 마케팅'을 선거전략으로 짜고 있다"며 "유세차량에는 각종 연설 장면과 화포천 자연정화활동 모습을 담은 영상물을 만들어 홍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귀남 후보는 선거홍보물 경력란에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사실을 넣을 예정이다. 하 후보 측은 예비홍보물에 청와대에서 일할 때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하 후보 측 관계자는 "'노무현 마케팅' 차원은 아니다, 참여정부의 공과를 지역 유권자들로부터 평가받겠다는 것이다. 그같은 내용이 홍보물에 들어간다"면서 "하귀남은 정치에서 원칙과 신의를 지키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점을 부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배 후보는 홈페이지에 청와대 비서관 재직 시 찍은 사진을 올려놓았다. 송 후보 측 관계자는 "특별히 부각시키는 것은 아니다. 경력란에 들어가는 정도다. 일부러 부각시키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침묵하는 참여정부 인사들도... "예의가 아니다"

참여정부 초대 행자부장관을 지낸 김두관 후보(무소속·남해하동)는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특별한 이미지를 부각시키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그런 판단을 했는데 도움이 안 된다고 결정 내렸다"면서 "남해 하동에서 통합민주당의 지지도가 10% 안쪽이다, 이런 속에 연결고리가 쉽지 않다고 보았다"고 말했다.

17대 때 부산에서 유일하게 통합민주당 지역구 의원인 조경태 후보(통합민주당·사하을) 측은 "선거 홍보물에는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내용은 들어가지 않고 지역과 관련된 내용만 들어간다"고 말했다.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낸 전재수 후보(통합민주당·부산 북강서갑)는 "노 전 대통령은 퇴임을 했고 지금은 정치와 거리를 두고 공동체 복원에 관심이 많다"면서 "선거에 나왔다고 해서 퇴임한 대통령을 표심을 얻기 위해 마케팅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노 전 대통령의 인기가 올라가니까 일부에서는 전술상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서 일을 했기에 마케팅을 하든 안하든 유권자들은 자동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민주당 부산시당 대변인인 김비오 후보(영도)는 "예비홍보물에는 노 전 대통령 사진은 넣지 않고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사진을 사용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선거에 도움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 열린우리당 때부터 '노무현 정신'을 존중해 왔고, 그 토대 속에서 정치를 해왔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에 동의하기에 자연스럽게 묻어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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