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문답법'에 국무위원들 '아하!'

2008. 3. 5.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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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실용'이란… 라면 얼마죠? 밀가루 1톤 값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3일 첫 국무회의를 색다른 방식으로 진행했다. 국무위원들과 질문 및 답변을 주고 받으며 해법을 구하거나 지시를 했다. 종종 반문도 등장했다. 대화와 문답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법'(대화법)이 떠올랐다는 참석자도 있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 대책 마련을 강조하며 국무위원 후보자와 주고 받은 '라면 문답'은 지금도 청와대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통의동 당선인 사무실에서 국무위원 후보자 회의를 주재하면서 대뜸 라면값부터 물었다고 한다.

"라면 한 개에 얼마죠." "…."

"여기 집에서 라면 드시는 분 있습니까."

"으흠, 으흠…."(헛기침 소리) "그게, 상품과 파는 곳에 따라 조금씩 가격이 다릅니다."(한승수 총리)

"최근 라면값이 100원씩 올랐습니다. 다들 아시죠. 왜 그런 겁니까."

"…. 수입 밀가루 가격이 상승해서 그렇습니다."(한 참석자)

"수입 밀가루는 왜 오른 겁니까." "…."

"그럼 당 밀가루 값은 얼마죠." "…."

"저는 얼마인지 알지만, 제가 말하면 아는 척 하는 게 되니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런데 왜 현지에서 밀 가격이 올랐습니까."

"으흠, 으흠…."

"유가 상승 등으로 현지에서 물가 상승 요인이 있었고 그게 반영된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수입선을 다변화하거나, 밀가루 수요를 줄이거나 해야 합니다."(한 참석자)

"그렇습니다. 쌀라면을 만들든지 하는 것도 해법이 될 겁니다. 여러분에게 한 가지만 당부하겠습니다. 모든 문제를 국민의 마음 높이에서, 서민의 지갑 두께를 생각하며 접근해주십시오."

회의를 지켜봤던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이 무엇인지, '현장주의'가 어떤 것인지 느낌이 확 왔다"며 "국무위원 후보자들도 '아, 이거구나'하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회의 때 수석에게 물어서 모르면 비서관에게, 비서관도 모르면 행정관에게 질문을 스스럼없이 한다. 대선 때는 곧바로 실무자에게 묻기도 했다"며 "10일쯤 시작될 정부부처 업무보고에서 '이명박 문답법'의 진수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재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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