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8일 영어 몰입교육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은 영어 몰입교육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함께 "너무 성급하다"는 각계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성 정책들이 남발하면서 일선 교실의 혼란과 불안이 커지는 것도 인수위로서는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다.
◇영어정책 속도조절 하나=인수위는 영어 몰입교육과 영어능력평가시험 도입과 관련해 오해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인수위가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을 발표한 후 특히 영어 공교육 방안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면서 오해도 적지 않다"며 "일각에서는 총선에서 정치 쟁점화하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영어 몰입교육과 관련해 "인수위가 공식적으로 밝힌 적 없다"고 강조했고, 영어능력평가제는 "상시 평가를 하고, 9등급제를 훨씬 축소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는 지난 22일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영어를 공용화한 나라를 벤치마킹하겠다" "일반과목에도 영어수업을 할 수 있다"면서 영어교육 개혁을 강조한 것과 사뭇 다르다. 때문에 인수위가 영어몰입교육 및 영어능력평가제도 도입에 따른 현실적 한계를 감안,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아이디어성 정책 남발=인수위는 영어교사 양성을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우선 국내외 영어교육과정(TESOL 등) 이수자와 영어권 국가 석사학위 이상 취득자를 정규교사와 별도로 채용하는 '영어전용교사 자격증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영어에 능통한 대학생이나 주부, 해외유학생 등을 영어수업 현장에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중이다. 심지어 유학생들을 공익근무요원으로 활용해 영어 교사를 시키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중이다. 당연히 병역특혜 논란으로 이어진다.
◇영어 공교육 강화는 확고=교육계를 중심으로 영어 사교육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인수위에서는 "전 국민이 다 영어를 잘해야 되느냐"며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영어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인수위 의지는 확고하다. 이 위원장은 오전 간사단회의에서 "고등학교만 나와도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나라를 만들려면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안감을 해소하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보임으로써 젊은 후손들이 영어를 못해 주눅들지 않고 국제사회에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어 몰입교육과 영어능력평가시험 등 혁신적인 교육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적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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