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30>정치테러 경계령..역대 대선테러 사례

2007. 11. 18. 14: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최근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달걀 세례'를 당하면서 정치인에 대한 테러와 역대 대선주자 경호 강화책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방 직후에는 주범이 잡히더라도 비교적 가벼운 처벌만 받고 그나마 나중에 석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정치 테러가 자주 일어났다.

거물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1945년 12월 우파 정치인 송진우가 자택에서 총에 맞아 암살된 것이 처음이다. 1947년 7월에는 중도좌파 거물 정치인 여운형이 귀가하던 길에 극우파 청년의 총탄에 숨졌다.

독립운동가 출신 정치인 백범 김구도 2년 뒤 숙소 겸 집무실인 경교장에서 현역 육군 소위 안두희에게 암살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는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테러가 잦았다. 1969년 6월 당시 신민당 원내총무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택 인근에서 괴한들에게 습격당했다.

매복하고 있던 괴한들이 김 총무의 차를 둘러싸고 승용차 창문에 초산을 뿌린 것. 다행히 미수에 그쳤지만 김 전 대통령 측은 "박정희 정권이 저지른 정권 차원의 테러"라고 주장했다.

1973년에는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의 한 호텔에서 납치돼 한국으로 끌려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이듬해 광복절 행사에서 문세광이 쏜 총탄에 목숨을 잃을 뻔 했다.

80년대에는 암살 등 개인적인 테러보다 조직적인 테러가 기승을 부렸다. 1987년 4월 '용팔이'로 불리던 김용남씨가 깡패들을 동원해 통일민주당 지구당 창당을 방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20대 청년 150여명이 도끼로 지구당 출입문을 부수고 난입해 당원들을 무차별 폭행하고 사무실 집기를 불태운 일명 '용팔이 사건'으로, 김씨는 징역2년6월을 선고받았다.

1987년 당시 노태우 김영삼 대선 후보는 광주 유세에 나섰다가 성난 시민들이 던진 돌과 화염병에 곤욕을 치렀다. 특히 유세 차량이 불타 버린 노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행사장을 간신히 빠져나왔다.

1991년 6월 정원식 국무총리서리는 취임을 앞두고 한국외국어대에서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나오다가 학생들에게 밀가루·달걀 세례를 받았다.

김영삼 김대중 정주영 후보가 격돌한 1992년 대선에서는 '북한이 국내정국을 혼란시킬 목적으로 테러 분자들을 잠입시켰다'는 첩보가 외교 경로를 통해 입수되면서 공항.항만의 외곽 경비 및 검문검색 활동이 강화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1999년 6월 일본에서 얼굴에 '페인트 달걀'을 맞았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재개를 반대하려고 달걀을 던진 70대 노인은 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노무현 대통령도 '달걀 테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02년 11월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였던 노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했다가 성난 농부들이 던진 달걀에 얼굴을 정면으로 맞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우 달걀 세례에서 그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유세를 벌이다 지충호씨가 휘두른 흉기에 얼굴을 다쳤다.

지씨의 흉기가 박 전 대표의 목 아래로 조금만 더 내려갔으면 생명도 위험했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 대법원은 최근 지씨에게 징역 10년을 확정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도 지난 9월 테러 경고를 받았다. 자신을 외국 정보기관 요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이 후보의 비서실에 찾아와 '이 후보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농후하니 조심하라'는 내용의 서류를 건네고 간 것.

이 후보는 이미 서울시장 재직 시절 시청 뒷마당에서 흉기를 들고 달려드는 괴한의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국내에 한정되지 않는다. 국내에 비해 총기 사용이 비교적 자유로운 외국의 경우 정치인 암살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의 동생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 나섰던 로버트 케네디가 숨을 거둔 곳도 68년 9월 캘리포니아 승리를 자축하는 기자회견장이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독재에 맞서다 미국으로 망명했던 베니그노 아키노 전 상원의원은 1983년 8월 대선 출마를 위해 귀국하다 마닐라 공항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

지난 10월에는 망명 생활을 마치고 가두행진을 벌이던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를 노린 연쇄 폭탄테러로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정치인에 대한 테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대선 주자들은 대선 30일을 앞두고 경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지역별 선대위 출범식, 각종 강연 등으로 외부 일정이 많다 보니 그만큼 테러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요 정당 후보의 경우 경찰에 요청하면 경찰관 직무집행법과 경찰청 경호규칙의 요인경호 규정에 따라 경호 인력을 배정받을 수 있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후보의 경우 17명의 경찰 인력을 배정받지만, 후보 등록 이후인 27일부터는 9명이 추가 배치된다.

이회창 후보는 무소속이라 후보 등록 이후에야 경찰의 경호 인력을 제공받을 수 있다. 최근 살해 위협까지 받은 이 후보는 사설 경호원을 고용해 '압박 경호'를 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의 경우 경찰 인력 12명을 배정받았지만 유권자들의 '스킨쉽'을 높이기 위해 밀착 경호를 강화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15일 수능 수험생들을 격려하러 명지고를 찾았다가 정신이상자로 추정되는 40대 여성이 정 후보에게 접근하려다 미수에 그치면서 한층 경호를 강화하고 있다.

김선주기자 saki@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