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희 "물의 사죄..법의 판단 따르겠다"

입력 2006. 3. 20. 16:36 수정 2006. 3. 20. 16: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최연희 의원이 20일 성추행 사건과 관련, "법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문을 발표했다. 최 의원의 이날 사과는 지난달 24일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후 잠적한 뒤 24일 만(실제 잠행은 22일째)에 첫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최 의원은 `사죄드립니다'라는 공개사과문을 통해 "지난 주에 동아일보 기자분들이 (나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들었다"면서 "그에 따른 법의 판단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민의 공복으로서 항상 최선을 다해 왔던 국회의원 최연희에 대한 최종 판단을 그때까지 만이라도 잠시 유보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해 여론에 밀려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동아일보 기자들의 검찰 고발은 법 판단 따를터"

최 의원은 또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저를 그토록 아껴주신 지역주민들께도 용서를 빈다"면서 "무엇보다 당사자인 여기자분에 대해 아무리 술자리에서의 과음상태라 하더라도 나의 큰 잘못과 과오로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드려 이 자리를 빌려 진정으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를 시작한 이후 모든 열정과 애정을 다 바쳐 일해왔던 한나라당을 당직도 모두 내어놓고 눈물을 삼키며 나 스스로 떠나야만 했다"면서 "동료 의원들에 의해 사퇴촉구결의안이 발의됐다는 사실도 들었다.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후회도 된다"고 말했다.

"공황상태, 죽음 문턱 갔다왔다...더이상 흘릴 눈물도 없다"

그는 "지난 몇 주간 나 혼자서 심적인 공황상태를 벗어나고자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뼈를 깎는 아픔과 회환의 눈물을 흘리면서 수도 없이 죽음의 문턱도 다녀왔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과 여기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특히 여기자 분께는 시간을 허락해 준다면 정중히 다시 사죄토록 하겠다"면서 "음식점 주인 운운으로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을 모든 분들께 `그것은 결코 나의 진심이 아니며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연합

[최연희 의원 사과문] 사죄드립니다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국민여러분께 사죄드리며, 저를 그토록 아껴주신 지역주민들께도 용서를 빕니다.

무엇보다 당사자이신 여기자분께 대하여는 아무리 술자리에서의 과음상태라 하더라도 저의 큰 잘못과 과오로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드려 이 자리를 빌어 진정으로 머리숙여 사죄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지금까지 국민의 공복으로서 그리고 지역의 대변자로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항상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최선을 다 해 왔습니다. 보좌진에게도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우리 공무원들은 월급에 부끄럽지 않게 항상 열심히 일해야한다고 독려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지난 몇주간 제 혼자서 심적인 공황상태를 벗어나보고자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뼈를 깎는 아픔과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수도 없이 죽음의 문턱도 다녀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를 항상 격려해 주셨던 지역 주민들이 떠올랐고, 주말도 없이 일에 묻혀 애비노릇 한번 제대로 못했던 자식들과 가족들이 눈에 밟혀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회한의 눈물만 흘려야 했습니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 저의 모든 열정과 애정을 다 바쳐 일해왔던 한나라당을 당직도 모두 내어놓고 눈물을 삼키며 제 스스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평소 함께 일하면서 저를 잘 알고 계시는 동료 의원들에 의해 사퇴촉구결의안이 발의됐다는 사실도 들었습니다.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후회도 됩니다. 무엇을 위해 일에만 묻혀 살아왔는지 깊은 회한도 듭니다.

제가 60평생 온갖 정성을 다 쏟아 지역과 사회를 위해 쌓아온 공든 탑은 하루아침에 모두 무너질 지경이 되었으며, 그동안 언론의 보도를 통해 어느새 저는 파렴치한 인간이 되었고 죽일 놈이 되어 버렸습니다.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그 눈물로 호소드립니다. 저를 아시는 모든 분들께 한번만 물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여태까지 결코 그런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에 동아일보 기자분들이 검찰에 고발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에 따른 법의 판단을 따르겠습니다. 다만 국민의 공복으로서 항상 최선을 다해 왔던 국회의원 최연희에 대한 최종 판단을 그 때까지만이라도 잠시 유보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다시 한번 국민여러분과 여기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여기자 분께는 시간을 허락하여 주신다면 정중히 다시 사죄토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식점 주인 운운으로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을 모든 분들께 그것은 결코 저의 진심이 아니며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함께 드립니다. 아울러 본인의 부덕으로 동아일보와 기자분 모두에 누를 끼쳐 송구하게 생각하며 사과드립니다.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